독일 찾은 정의선 부회장, 故 정 명예회장 오마주 의미는
내연기관 고향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친환경차 쓰나미 확인
정 부회장 ‘EV 콘셉트카 45’, 현대차 시작 정주영.포니 시대적 유산 계승 상징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2019-09-11 11:19:33
▲ EV 콘셉트카 45ⓒ현대차

세계적 모터쇼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도 여지없이 글로벌 車업계의 대세인 친환경차 쓰나미가 덮쳤다. 각국 모터쇼들이 이름값을 잃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만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의 탄생지인 독일에서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시대가 열리고 있는 현장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열린 ‘2018 LA모터쇼’ 이후 첫 모터쇼 행보다. 지난 10일 전용기편으로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공식적인 발표나 일정 없이 모터쇼를 둘러볼 예정이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독일 폭스바겐이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첫 양산형 전기차 ‘ID.3’을 공개했다. 배출가스 조작이라는 음침한 그늘을 빠져나오기 위한 발버둥으로, 전 모델의 전동화 계획을 발표했던 폭스바겐은 향후 10년간 70여종, 22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ID.3는 폭스바겐의 전동화 선언의 첫 시작인 셈이다. 폭스바겐이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벤츠는 전기차 콘셉트카 ‘비전 EQS’를, BMW는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 ‘BMW i 하이드로젠 넥스트’를 각각 공개했다. 아우디도 콘셉트카인 전기구동 오프로드 모델 ‘AI:트레일 콰트로’를 세계 최초로 전시했다.

이처럼 쟁쟁한 독일 브랜드들의 친환경차 공세에 모터쇼에 참가한 현대차의 승부수는 바로 포니에 대한 오마주(영화에서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것을 이르는 말)를 담은 ‘EV 콘셉트카 45’다.

현장에서 ‘45’를 본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좋다”라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45년 전 현대차의 시작을 알린 포니 쿠페 콘셉트카가 이 차의 영감이다.

포니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때가 묻은 현대차의 첫 승용차로서의 상징성이 남다른 차다. 전동화 플랫폼 기반의 콘셉트카인 ‘45’가 포니 콘셉트카의 시대적 상징성을 이어받았다는 점은 그래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는 정 수석부회장이 할아버지인 고 정 명예회장의 시대적 유산을 넘겨받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때문에 ‘45’는 고 정 명예회장에 대한 오마주로도 읽힌다.
▲ 전기 레이싱카 벨로스터 N ETCRⓒ현대차

정 수석부회장이 서 있는 지점은 고 정 명예회장이 열었던 시대적 소명과 다르지 않다. 친환경차 쓰나미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자동차 환경의 패러다임을 강제하고 있는 시대에 현대차 역시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정 부회장의 선택은 수소전기차를 필두로 한 전동화다. 현대차는 ‘45’의 양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해 처음부터 양산을 염두하고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 부회장은 모터쇼장에서 “콘셉트카 45 양산 가능성은 생각 중”이라고 말해 양산 가능성에 무게감을 더했다.

현대차는 또 벨로스터 N 기반의 첫 전기 레이싱카 벨로스터 N ETCR을 선보였다. 고성능차 기술력과 친환경차 개발 역량을 담았다. 2020년 개최되는 전기차 투어링카 대회 규정에 맞춰 개발됐다.

정 부회장이 그룹의 운전석에 앉은 뒤 바로 친환경차 목표를 확대하고 나선 것은 폭스바겐을 필두로 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전동화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조치였다.

2025년까지 친환경차 목표를 기존 38종에서 44종으로 6종을 더 늘렸다. 이중에서 전기차는 14종에서 23종으로 9종이나 가지 수를 넓혔다.

‘45’에 쓰인 전기차 전용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은 9개월 전인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가전제품박람회)에서 공개 계획이 발표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고성능 전기차업체인 리막과 협력해 2020년 고성능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프로토타입 모델을 내놓을 예정인데 이번 모터쇼에 공개된 첫 전기 레이싱카 벨로스터 N ETCR도 그 일환의 하나다.

정 부회장은 모터쇼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단답형의 답만 남겼다. 정 부회장의 친환경차 구상은 장황한 말보다 이처럼 차질없는 행동으로 착착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 기사를 공유해주세요

베스트 클릭!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