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정유설비 피격…아시아 유가 영향은?

  • 송고 2019.09.16 09:08
  • 수정 2019.09.16 09:08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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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핵심 시설 2곳 화염…빈 살만 "당분간 가동 중단"

단기적 유가 상승 불가피…美 "전략비축유 방출 승인"

16일 브렌트유 11달러 상승…아시아 유가 영향 관망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석유 시설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화염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가 10달러 이상 오르겠지만,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정유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14일 새벽 4시 세계 최대 석유 회사인 아람코가 보유한 사우디 동부 아브카이크 석유단지와 쿠라이스 유전 등 두곳이 10대의 드론 공격을 받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아브카이크 단지는 사우디 각지 유전에서 모은 원유를 수출하기 전에 탈황 작업을 하는 곳으로 아람코의 세계최대 석유단지다. 쿠라이스 유전은 사우디에서 두번째로 큰 유전이다.

불길은 2시간 만에 잡혔지만, 사우디는 피해가 복구될 때까지 두곳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공격 받은 두곳은 사전적 예방차원에서 당분간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사진=BBC]

[사진=BBC]

가동 중단으로 사우디는 일일 생산량의 절반이 넘는 규모의 생산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는 하루 570만 배럴로 세계 석유공급량의 5.7%에 해당한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에 따르면 사우디는 8월에 하루 평균 985만 배럴을 생산했다.

외신 및 전문가들은 일시적 수급 불균형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과거 베네수엘라 사례를 봤을 때 일시적으로 5~10달러 가량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12월부터 2003년 2월까지 약 60일간 이어진 베네수엘라 석유노조 총 파업 당시 국제유가는 단기간에 급등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총 파업으로 당시 전 세계 산유량의 5% 이상이 공급차질을 빚게 됐다. 이 기간 국제유가는 배럴당 25달러에서 35달러로 40%나 크게 올랐었다.

실제로 국제 원유 시장은 곧바로 출렁이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오전 싱가포르 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73달러 오른 71.95달러에 거래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비축유를 통해 생산차질을 상쇄하겠고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략비축유 방출을 승인하는 등 IEA 회원국들의 비축유 방출에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우디로부터 원유를 공급받는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의 유가 상승도 단기에 그칠 것으로도 봤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아직 아시아 지역 피해 규모는 가늠하기 힘들다"면서도 "사우디의 시설 복구 기간과 국제 사회의 공조가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2개월 내 사우디가 원유생산 설비를 정상화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는 유가 상승 영향에서 자유롭겠다"며 "에스오일 등 사우디에서 원유수입을 하는 정유사들 중심으로 단기적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사가 수입한 원유 중 사우디산의 비중은 31.1%에 달한다. 국제유가가 3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유가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달 초부터 석유 제품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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