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경영진 쇄신 바람…'성과·책임' 상시 인사

  • 송고 2019.09.17 15:15
  • 수정 2019.09.17 15:16
  •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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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연말 인사철 석 달 앞두고 이례적 수장 교체

성과주의·책임경영 원칙…"외부 영입 등 모든 가능성"

LG디스플레이의 '깜짝 수장 교체'로 LG그룹의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LG그룹이 통상적으로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임원 인사를 단행해왔던 만큼 이례적이라는 행보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외부 인사 영입의 파격을 선보였던 구광모 LG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는 본격적으로 물갈이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17일 LG디스플레이는 새로운 수장으로 정호영 LG화학 사장을 선임했다. 전날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를 수용하고 정 사장을 선임한 것이다.

LG그룹이 연말 인사철이 석 달 가량 남은 시점에서 주력 계열사 수장을 교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첫 인사 때에도 6명의 부회장단 중 한 부회장을 포함한 5명을 모두 유임시킨 바 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한 부회장이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실적이 악화되는 책임을 지고 용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 500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중국발 LCD 공급 과잉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IT 수요 감소가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수장 교체에 이어 바로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경영환경 설명회를 열고 근속 5년차 이상의 기능직(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OLED로의 전환 가속화를 고려해 사무직에 대해서도 LCD 인력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별 책임경영 체제 강화를 위해 임원∙담당조직의 축소 등 조직 슬림화를 골자로 하는 조기 조직개편도 진행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가 연말 인사에 앞서 대표이사 전격 교체와 군살 빼기에 나서면서 이번 LG그룹 임원 인사 변화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그룹은 '성과주의'와 '책임경영'을 인사의 기본 원칙으로 내걸고 있다. 작년 구 회장 취임 이후 첫 임원 인사에서 외부 인재를 연이어 영입하면서 파격을 선보인 이후 성과주의 원칙이 더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LG화학은 신학철 당시 3M 수석부회장을 CEO(최고경영자)로 영입했다. LG화학에서 내부 승진이 아닌 외부 수혈을 통해 CEO를 영입한 최초 사례였다.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본격적으로 전문가 영입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LG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삼고 있는 전장 분야도 외부 인재에 문을 열었다. LG는 지난해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인 김형남 부사장을 자동차부품 팀장으로, 은석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 상무를 VS(전장부품)사업본부 전무로 영입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성과주의, 책임경영의 원칙 아래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외부 인사 영입도 재계 전반에 걸쳐서 혁신과 변화를 위해서라면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 LG그룹 구성원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우수한 외부 인재 영입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 인사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아직 없지만 이번에 변화 폭이 크지 않겠냐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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