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KCGI…양대 항공사 향해 '성큼 성큼'

  • 송고 2019.09.17 16:09
  • 수정 2019.09.17 16:09
  •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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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등에 손배소 제기…한진그룹 압박 지속

제2국적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나서

ⓒKC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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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일명 강성부펀드가 국내 항공업계에 대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대항공사에 지분 확대와 인수전 참여로 경영권 확보에 나서는 한편 반발하는 시장과는 소통을 강화하면서 이미지 개선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CGI는 지난 16일 투자목적회사인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조원태 한진칼 회장과 석태수 대표이사, 전현직 사외이사 3명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지난해 12월 한진칼이 10개 금융사로부터 신규 차입한 1600억원의 단기차입금과 관련한 것인데 KCGI는 "불필요한 단기차입금 증액으로 한진칼은 부담할 필요가 없는 이자 지용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KCGI는 지난해 11월 사모투자 합자회사 그레이스홀딩스와 엔케이앤코홀딩스를 통해 한진칼과 한진 지분 보유 사실을 공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주총 등에서 주주권 행사에 적극나서면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변화를 요구하고 회사측과 꾸준히 각을 세우고 있고 있다.

대한항공과 전략적 파트너로서 끈끈한 우정을 함께 해온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으로 수세에 몰리며 한진그룹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KCGI는 더욱 행동반경을 넓히며 지분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9월 현재 한진칼 보유 지분은 15.98%에 달한다. 지난 6월 이후 추가 매입은 없는 상태다.

델타항공의 지분(9.21%)까지 합하면 한진 총수일가의 지분이 KCGI의 두배가 넘는 상황이지만 KCGI는 주주대표소송에 나서는 등 지속적으로 한진측과 대립하고 있다.

아울러 KCGI는 매물로 나온 제2국적사 아시아나항공에도 손을 뻗고 있다. KCGI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해 지난 10일 적격인수후보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KCGI는 함께 자본을 모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PE)과 손을 잡았고 예비실사 전까지 전략적 투자자(SI)를 확정하라는 매각사의 조건을 받아들여 쇼트리스트에 올랐다.

강성부 대표는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은 이미 국내외 출자자(LP)를 통해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 대기업들과 손을 잡아 본선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있다.

KCGI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소통에 나섰다. KCGI는 이제 '투기먹튀' 의혹에 맞서 진정성을 언급하고 있다. 강성부 대표는 "메인 펀드는 10년이 넘는 펀드"라며 "회사에 투자해 펀더멘털 개선이 보이는 것 없이 어떻게 엑시트(회수) 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한진칼에) 경영권을 행사한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며 "우리가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등은 주장할 수 있겠지만 경영권 찬탈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진그룹의 미래 모습은 종합 물류 기업으로 과도한 자산은 덜어내고 운송 전문 기업집단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면서 "다른 기업처럼 한진그룹도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KCGI의 행보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큰 것도 사실이다. KCGI가 내놓은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증대라는 명분에 공감하면서도 결국 수익을 창출하면 자금를 회수하는 태생적 한계가 걸림돌이다. 금융업계에서는 KCGI의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KCGI는 당분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주력하는 한편 한진그룹과의 소송준비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양대항공사를 향한 KCGI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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