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지주 메리츠금융, 핵심계열사는 메리츠종금증권

  • 송고 2019.09.22 12:00
  • 수정 2019.09.23 08:04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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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총자산 규모, 그룹 중심축 메리츠화재 앞질러

김용범 "증권 인력·인프라 같이 써서 그룹시너지 키울 것"

'보험금융지주'를 표방했던 메리츠금융그룹이 '증권금융지주'란 새 타이틀로 거듭날 전망이다. 계열 증권사 메리츠종금증권(메리츠증권) 총자산 규모가 그룹 중심축 역할을 했던 메리츠화재를 훌쩍 뛰어넘어서다.ⓒ메리츠금융지주

'보험금융지주'를 표방했던 메리츠금융그룹이 '증권금융지주'란 새 타이틀로 거듭날 전망이다. 계열 증권사 메리츠종금증권(메리츠증권) 총자산 규모가 그룹 중심축 역할을 했던 메리츠화재를 훌쩍 뛰어넘어서다.ⓒ메리츠금융지주

'보험금융지주'를 표방했던 메리츠금융그룹이 '증권금융지주'로 거듭날 전망이다. 계열 증권사 메리츠종금증권(메리츠증권) 총자산 규모가 그룹 중심축 역할을 했던 메리츠화재를 훌쩍 뛰어넘어서다. 또 금융당국도 자본시장 부서가 메리츠금융을 주시해서 살펴볼 예정이다.

메리츠증권이 그룹내 '맏형' 메리츠화재 규모를 앞지르면서 '투자금융 DNA'가 메리츠금융 전반으로 확장됐다. 김용범 화재·지주 부회장과 최희문 증권 부회장의 조화가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 총자산 규모는 2015년부터 계열 메리츠화재를 앞지르고 있다. 2015년 14조4000억원이었던 메리츠증권 총자산은 △2016년 17조2000억원 △2017년 23조4000억원 △2018년 31조1000억원 △2019년(6월) 36조원으로 불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 총자산은 △2015년 14조6000억원 △2016년 16조4000억원△2017년 18조원 △2018년 20조원 △2019년(6월) 22조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메리츠화재가 핵심이었던 메리츠금융 메인스트림(Main Stream)을 메리츠증권이 차지하게 됐다는 게 금융당국 측 시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그룹 분석할 때 총자산이 큰 계열사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행정적 구분이 있다"면서 "메리츠증권 규모가 화재보다 더 커졌기 때문에 금융당국 자본시장 부문이 주무부서가 되어 메리츠금융을 주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메리츠금융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이 감독하는 통합 금융그룹은 금융자산 5조원 이상 복합금융그룹으로 여수신·보험·금융투자 중 2개 이상 권역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현재 삼성, 미래에셋, 교보생명, DB, 롯데, 한화, 현대차 등 7개 그룹이 여기에 속한다. 6월 현재 메리츠금융그룹 총자산은 52조원에 달한다.

메리츠금융은 2010년 5월 '국내 최초 보험지주사'란 타이틀로 제2 창사에 나섰다. 당시 원명수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은 "국내 최초 손보사인 메리츠화재가 국내 최초의 보험지주사로 재탄생하는 것은 보험 역사 한 획을 긋는 일"이라고 선언했다. 이 당시 국내 금융지주사는 은행 중심의 신한·우리·하나·KB·산은금융지주와 증권 중심의 한국투자금융과 미래에셋그룹이 있었다. 보험금융지주는 메리츠가 처음이었다.

메리츠가 선보인 보험금융지주는 메리츠그룹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풀이된다. 자체 평가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를 비롯한 메리츠증권은 시장을 선도하지 못했고,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도 제때 내지 못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선진화된 지배구조 체제의 구축을 통해 그룹 외형을 키우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한편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 보험중심 금융지주가 탄생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후 메리츠금융은 증권업 확대 전략에 집중했다. 2010년 2월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메리츠증권을 지휘하면서 메리츠금융 증권 비즈니스는 드라마틱하게 변모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265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은 2015년 4051억원으로 15배가량 뛰었다. 이는 1973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기록된다. 올해 2분기는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45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다. 2011년 상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영업이익 기준 33분기 연속 플러스성장을 달성한 점도 두드러진다.

특히 최 부회장 2기(2012년~2014년) 임기부터는 속도감 있는 성장이 금융권에 자주 회자됐다. 함께 증권 경영을 지휘했던 김용범 현 화재·지주 부회장과 함께 지점 통폐합(전국 31개→20개)을 했다. 2015년 단독대표가 된 후에는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메리츠캐피탈 자회사 편입을 이끌었다. 이 덕분에 2015년 1조원대였던 자기자본이 3조원대로 불어났다.

메리츠증권이 이런 성장세를 기록한 배경에는 속도감 있는 자산운용과 부동산금융으로 불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특화된 경쟁력을 키워왔기 때문으로 지목된다. 민첩한 판단력으로 투자자산이 부도나지 않았다는 점도 강점이다. 2017년 11월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지정되면서 미래 먹거리를 향한 활동반경을 넓힐 수 있게 된 것도 보험에서 증권중심지주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데 기여했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김용범 메리츠지주 부회장은 '잘하는 계열사'가 중심이 되면 된다는 생각이다. 김 부회장은 국내 증권사 등을 두루 거친 ‘채권운용 전문가’로 성과중심의 투자금융인으로 정평이 났다.

그는 "보험이든, 증권이든 잘하는 회사가 그룹 중심이 되는 게 맞다. 증권이 뛰어나면 그 인력과 인프라를 같이 사용해서 시너지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메리츠금융은 보험과 증권 가리지 않고 인력을 최고 보상을 통해 뛰어난 금융전문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내년이면 종금업 라이선스 종료로 메리츠종금증권이 '메리츠증권'으로 새 출발하는 만큼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지에 대한 금융권 관심이 크다. 현재로선 초대형IB(투자금융) 진출 가능성이 가장 현실적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간 초대형 IB 진출 경쟁이 치열해지긴 했지만 이를 위해 유상증자 등 인위적인 자본 확충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면서 "주변 환경을 의식해 급하게 변모해 나가기보다는 종금업 라이선스 종료 후에도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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