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개선? 남의 일"…여전히 싸늘한 중형 조선업계

  • 송고 2019.09.23 10:44
  • 수정 2019.09.24 18:29
  •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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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9월 말 RG기한 1개월 연장, 제때 RG 발급 성사 안돼

성동조선 3야드 유휴부지 매각 등 조선소 가동 위한 M&A 추진

STX조선해양 경남 진해조선소.ⓒ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 경남 진해조선소.ⓒSTX조선해양

조선시황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으나 중형 조선업체들에게는 여전히 먼 나라 얘기다.

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은 주력 선종의 시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선박 수주 및 조선소 재가동에 필요한 금융지원은 뒷받침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수주를 위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등 금융지원의 확답으로 재도약에 힘을 실어주길 바라고 있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이달 말 만료되는 중형 탱커 수주건에 대한 옵션분 2척의 계약 발효를 선주 측 요청으로 연장했다.

수주건은 중형 탱커 4척 중 옵션분 2척으로 계약발효 기간을 보름가량 연장한 상태다.

STX조선해양은 발주사간 협상 이후 오는 10월 초까지로 계약발효 기간은 연장됐지만 계약 이후 RG 발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872억원 규모의 수주건은 물거품이 된다.

물론 조선업계는 RG 발급이 해당기간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STX조선은 대주주인 KDB산업은행 RG 발급 기준에 맞춰 고정비 40%를 절감하는 임직원 무급휴직과 유휴자산 매각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RG 발급이 당초 정한 60일 기한 내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산업은행 등은 국내 조선사들의 건조 실적보다는 현금성 자산 등 재무적 측면을 먼저 따져가며 제때 RG 발급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예전과 마찬가지로 RG 발급이 이뤄지지 않아 수주건은 취소되고 중국 조선사들이 '어부지리'격으로 해당 수주건을 낚아채는 경우가 빈번하다.

STX조선 노조 측은 "STX조선 등 중형 조선소들은 주력 선박 중심의 조선 시황 개선에도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며 "RG 발급만 이뤄지면 수주가 가능한데 이마저도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나서 RG 발급 지원 규모를 늘려 수출선 실적을 늘린다고 한다지만 RG가 이뤄지지 않으면 계약은 성사되지 않는다"며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 국내 조선사에 수출 실적을 지원한다는 점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동조선해양이 처한 상황은 이보다 더하다.

성동조선은 2018년 STX조선과 조선업계 첫 구조조정 대상으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이후 조선소 가동을 위해 오는 30일 4차 인수합병(M&A)를 진행한다.

성동조선은 당시 재무적 측면과 산업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정관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12척 수주를 위한 의향서(LOI)는 체결되지 않았고 5척 계약마저 취소됐었다.

물론 지금 상황은 다르다. 성동조선의 주력 선종인 중대형 수에즈막스 탱커 발주량은 올해 8월누적 23척으로 전년 대비 14척 증가했다. 아프라막스 탱커의 경우 전년 대비 12척 증가한 32척이 발주됐다.

무엇보다 성동조선 핵심 생산시설인 2야드에 관심을 보이는 원매자들은 많다. 이들 원매자들은 단순 부지 매입보다는 조선소로 활용하는데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조선소 재가동을 위해서는 RG 발급 등 채권은행들의 지원 확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성동조선이 3차례 M&A가 무산된 이유로 원매자들의 자금조달 기준이 미비했던 점이 크지만 한국수출입은행 등 RG 발급에 대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있는 현 조선업계 상황도 있다"고 말했다.

성동조선은 시황 개선에 따라 빠른 시일 내 2야드 M&A 등 회생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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