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 OTT 시장, KT 가세할까

  • 송고 2019.09.23 14:55
  • 수정 2019.09.23 15:07
  •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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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SKT 이어 CJ·JTBC 연합…넷플릭스 공세 '맞불'

KT만 콘텐츠 파트너 못 찾아…CJ·JTBC와 협력 가능성 제기

ⓒ콘텐츠웨이브

ⓒ콘텐츠웨이브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연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 이어 CJ ENM과 JTBC가 손을 맞잡으면서 국내 OTT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에 맞서 웨이브 등 토종 OTT의 대결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23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JTBC의 OTT 합작법인은 내년 초 출범할 예정이다.

CJ ENM의 OTT '티빙'을 기반으로 두 회사의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플랫폼을 내놓는다.

합작법인은 CJ ENM이 1대 주주, JTBC가 2대 주주로 참여한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국내 OTT 플랫폼에 콘텐츠를 유통하게 된다.

두 회사는 드라마와 예능 부문에서 이미 인기 지적재산권(IP)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업계는 타깃별 공급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한다.

두 회사의 협력은 웨이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 통합 작업에 두 회사도 참여하는 쪽으로도 논의가 됐지만 지상파 콘텐츠 중심의 OTT인 만큼 결국 불발됐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웨이브 출범에는 미디어 기업들 간의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며 "정부 지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주주사 사장단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웨이브가 출범하고 CJ ENM과 JTBC가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하면서 업계는 KT를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협력하고 있는 것과 달리 통신 3사 중 KT만 OTT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지 못하고 있다.

KT는 800만 이상의 가입자(지난 4월 기준)를 확보하고 있는 유료방송 최대 사업자이다. 하지만 OTT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유료구독형 OTT 시장 현황(지난해 월간 실사용자 수 기준)에 따르면 점유율은 SK텔레콤의 '옥수수'가 35.5%로 1위이다. 이어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 24.5%, KT의 '올레TV 모바일' 15.8%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KT가 CJ ENM-JTBC의 손을 잡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가입자 기반을 둔 웨이브인 만큼 CJ ENM과 JTBC 역시 KT와의 연합은 매력적이다. 실제 두 회사는 통신사 등 협력관계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애플과 디즈니도 오는 11월 OTT를 출시한다. 넷플릭스 공세 강화로 대항마를 고민 중인 통신 3사가 디즈니+ 도입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의 디즈니+ 도입은 넷플릭스 제휴로 인해 쉽지 않은 반면 SK텔레콤과 KT와는 시너지 효과 등에서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어디든 협력제안이 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며 "CJ ENM과 JTBC 입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만약 제휴 제안이 온다면 긍정적인 검토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제휴 없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OTT 관련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 중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T가 OTT에 대한 투자에 본격 나설 경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넷플릭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OTT 플랫폼 경쟁 환경 변화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자체적인 플랫폼 진출, 고객사 다각화, 국내 사업자와의 연대 등의 노력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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