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스포츠 채널도 없네"…'속빈 강정' 웨이브

  • 송고 2019.10.08 14:05
  • 수정 2019.10.08 15:27
  •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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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JTBC 이어 유일 스포츠채널 'IB스포츠' 방송 종료

콘텐츠 경쟁력 약화로 옥수수 쓰던 SKT 가입자 이탈 우려

ⓒ콘텐츠웨이브

ⓒ콘텐츠웨이브

'넷플릭스 대항마'로 불리며 야심차게 출범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속빈 강정'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형국이 됐다. 지상파 외엔 이렇다 할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는 오는 21일 스포츠 채널인 'IB SPORTS' 실시간 방송을 종료한다.

웨이브 관계자는 "IB 스포츠와의 계약이 끝나게 되면서 방송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JTBC, JTBC2, JTBC3 FOXSports, JTBC4, JTBC 골프 등 JTBC 실시간TV 채널도 종료된바 있다. JTBC가 CJ ENM과 통합 OTT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하면서다. 이로써 웨이브에는 스포츠 채널이 전무하다.

웨이브는 출범 당시 기존 옥수수에서 넘어온 이용자들로부터 오히려 서비스가 퇴보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tvN, OCN, Mnet 등 CJ ENM 계열 채널을 보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 채널의 경우 옥수수는 JTBC3 FOXSports, JTBC 골프, SBS 골프 채널을 비롯해 SPOTV 계열의 채널도 제공했다. 스타스포츠 등 해외 스포츠 채널까지 볼 수 있어 이용자들의 호평이 많았다.

웨이브는 현재 SK텔레콤의 5G기술을 활용한 프로야구 멀티뷰 서비스가 스포츠 콘텐츠의 전부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현재 스포츠, e스포츠 등 추가 채널 확보를 위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과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웨이브가 기대와 달리 기존 옥수수 보다 콘텐츠 파워가 약해지면서 SK텔레콤 가입자들의 이탈도 우려된다.

옥수수 기본 월정액 무료 혜택이 제공되는 SK텔레콤 요금제 고객은 웨이브 기본 월정액 무료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그 외에는 옥수수 서비스 종료 후 웨이브에 새로 가입해야한다.

또 웨이브 이용과 매일 웨이브 전용 데이터 1GB가 제공되는 SK텔레콤의 부가서비스 상품 '웨이브 앤 데이터 플러스(월 1만2300원)' 가입자는 HD로 시청한다. 웨이브 스탠다드 요금(풀HD, 1만900원)보다 비싸지만 화질은 오히려 떨어진다.

결국 옥수수 월정액 상품과 웨이브 월정액 상품은 고객 입장에서 동일한 혜택일 수 없다.

한 스마트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채널 수와 무료영화가 많은 옥수수 때문에 SK텔레콤을 썼는데 화질도 (옥수수 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더 이상 SK텔레콤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KT는 조만간 자사 OTT '올레 tv 모바일'을 '시리얼'로 명칭 변경하고 전면 개편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IPTV에서 넷플릭스를 서비스하고 올 초에는 'U+비디오포털'의 명칭을 'U+모바일tv'로 개편하며 콘텐츠를 대폭 확대했다.

여기에 애플과 디즈니도 국내 OTT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현재 10편 이상의 한국발(發) 오리지널 작품 제작 및 공개를 앞두고 있다.

전범수 한양대 교수는 "넷플릭스나 유튜브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완성돼 있다. 여기에 우리가 어떻게 끼어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보다 구체적인 정책 목표와 함께 콘텐츠 차별화 모델을 빨리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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