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2019]증인 없는 금감원 국감, 바빴던 윤석헌 원장의 입
DLF 사태, 미스터리 쇼핑 활용 못했다는 지적에 "실효성 높일 것"
치매보험 과열경쟁·신라젠 문제도 거론…조국 장관 두고 여야공방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2019-10-08 17:18:49
▲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전경.ⓒEBN

조국 법무부 장관 이슈로 일반증인 채택이 무산된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는 여야가 실체 없이 공방을 이어가는 '맹탕 국감'이 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현안에 집중된 질의가 주로 이뤄졌다.

특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상품의 대규모 손실 사태를 두고서는 금감원의 사전적인 소비자보호 노력이 부족했다며 여야가 비판을 함께 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미스터리 쇼핑(암행평가)과 관련해 금감원 직원들과 얘기해보면 비중을 낮게 생각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며 "단순히 일종의 테스트 정도로 생각하는게 금감원 직원들 인식"이라 지적했다.

미스터리 쇼핑은 금감원 직원이나 금감원으로부터 위탁을 받은 외부 전문기관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고객으로서 금융기관을 방문해 상품 판매 과정을 점검하는 제도다.

금감원이 김병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9월 시행한 파생상품 미스터리 쇼핑 결과 금융회사 29곳 중 6곳이 '저조 등급을 받았다. '미흡' 등급을 받은 금융기관도 5곳에 달했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도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우리·하나은행이 미스터리 쇼핑에서 낙제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DLF를 가장 많이 판매했다.

미스터리 쇼핑으로 DLF 불완전 판매 징후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기회와 이를 바로잡을 시기 모두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항상 왜 금감원은 뒷북행정을 하나"라고 꼬집었다. 김병욱 의원은 "어떻게 국민들이 감독기관을 믿고 투자하겠나"라고 힐난했다.

이 같은 질타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미스터리 쇼핑으로 이 문제를 사전에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인 부분이 있었다. 금융회사 업무를 항상 밀착 감시·감독하는 것은 여러 인적 재원 부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하며 "앞으로 미스터리 쇼핑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고 답변했다.

DLF 사태를 둘러싼 혹독한 질타는 치매보험의 과열경쟁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금융사들이 단기성과에 치중해 소비자보호를 후순위로 두고 있다는 맥락에서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3월말 기준 치매보험 보유계약은 380만건으로 지난해는 60만건이 계약됐지만 올해는 1~3월 계약건수만 88만건에 이른다"며 "이렇게 급증하는 이유는 보험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으로, 중복가입과 단기영업성과에 치중한 보험사 영업전략, 부실한 인수심사가 소비자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윤 원장은 "소비자 보호 문제가 생기면 그 사람들(전문경영인)의 보너스에 부정적으로 반영시키는 제도 등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신라젠 사태도 거론됐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관계자들이 내부정보를 알고서 막판에 전부 다 매도하고 다 나가면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는 꼴"이라며 "이런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금감원이 칼을 빼서 대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적극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 강조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위법성 논란을 두고서는 여야 간 공방전이 펼쳐졌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구속기소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의 공소장 내용을 거론하며 "(조 장관의 부인)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를 사실상 운영하면서 차명 투자한 것이 확인됐고 이는 권력을 등에 업고 한 것"이라며 "그것이 조국 게이트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가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더블유에프엠의 경우 전형적인 주가 조작 사건이라고 보지 않느냐"고 물었고, 윤 원장은 "공시된 자료만 토대로 보면 그렇게까지 확인하긴 어렵다. 검찰이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사모펀드와 관련해 위법성이 밝혀진 것이 없다며 방어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조범동 씨의) 공소장을 보면 조 장관 부인이 펀드 운용에 관여했다는 내용이 없다"며 "설령 간섭했다고 해도 자본시장법에서 처벌할 일이냐"고 반론했다.

윤 원장은 "특정한 건에서 어떤 성격을 지녔는지는 당사자 간 계약을 들여다봐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여기에서 제한된 지식으로 판단하는 건 삼가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윤 원장은 '조 장관이 민정수석일 때 만난 적이 있냐'는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세 번쯤 만났다"며 "인사도 하고 기본적인 업무보고도 있었다"고 답했다. 윤 원장은 "예를 들어 감독을 너무 빡세게 해서 시끄럽다고 하면 그런 부분에 대해 가서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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