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양대 축 '흔들'…구조조정 공포까지 엄습

  • 송고 2019.10.10 09:01
  • 수정 2019.10.10 10:33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 url
    복사

부동산 규제에 주택업 이어 해외수주마저 장기 위축

올해 수주 300억 달러도 불안, 구조조정설까지 속출

해외 플랜트 현장, 본문과 관련 없음.ⓒEBN

해외 플랜트 현장, 본문과 관련 없음.ⓒEBN

주택사업과 함께 국내 건설사들의 양대 '캐시카우'로 꼽히는 해외수주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매년 600억~700억달러에 이르던 연간 해외수주액은 저유가 지속 및 무역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증대로 지난 4년간 300억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해도 수주 성수기인 4분기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대로라면 각 사가 최대한 영업망을 가동해도 300억달러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로서는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로 주택사업 부문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중고에 처한 셈이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누적 해외수주액은 이날 기준 165억7000만달러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5% 줄어든 수치다.

무엇보다 해외수주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동 및 아시아지역 수주가 대폭 감소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중동과 아시아지역 수주액은 각각 43억달러, 96억달러에 그쳤다. 전년동기보다 각각 42.5%, 19.3% 줄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10년 만에 최저 수주액을 기록했던 2016년(282억달러) 수준에도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

더 심각한 것은 저유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및 중동정세 불안 등으로 발주가 뜸하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수주고가 실적에 적용될 1~2년 후에는 건설업계에 구조조정 태풍이 불어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업계에서 심심찮게 제기된다.

일부 업체를 제외한 국내 10대 건설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주택업과 해외수주가 각각 5대 5에서 6대 4 정도의 비율로 구성된다.

HDC현대산업개발처럼 호텔 및 유통, 신소재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곳도 있으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따라서 해외수주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52시간 근무제 시행 혼선과 겹쳐 부서 통폐합 및 인력 구조조정이 잦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상반기까지 10대 건설사들이 낸 견고한 실적은 기수주 물량 시행 때문"이라며 "현재 수주부진이 지속되면 얼마 가지 않아 적자기업이 속출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삼성물산·GS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 9월에만 70억달러대의 수주고를 올렸으나 일시적 현상"이라며 "원체 외부변수에 취약한 수주산업 특성을 감안하면 전망을 장담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