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글로벌 저물가, 우리나라 디플레 압력 키웠다"

  • 송고 2019.10.10 16:26
  • 수정 2019.10.10 16:27
  •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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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조사통계월보…韓, GVC 참여도 높아 글로벌 요인 영향 크게 받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세계적인 저물가 추세가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낮추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한국은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세계적인 저물가 추세가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낮추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한국은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세계적인 저물가 추세가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낮추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도가 높기 때문으로, 2013년 3분기를 기점으로 그 영향력은 커졌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은행의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글로벌 요인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추세 인플레이션에 대한 글로벌 요인의 영향력이 2013년 3분기를 전후로 확대되고, 상관관계도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연구팀이 2001년 2분기~2019년 1분기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1개국을 대상으로 글로벌 차원의 구조적 요인이 각 개별국 인플레이션의 추세적 흐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1년 2분기부터 2013년 2분기까지 글로벌 추세 인플레이션과 한국의 추세 인플레이션 간 상관계수는 0.50으로 나타났다.

분석기간을 2019년 1분기까지 늘리면 상관계수는 0.91까지 상승한다. 한국의 추세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글로벌 요인의 영향력이 2013년 3분기를 기점으로 크게 확대된 것이다.

글로벌 추세 인플레이션은 경기순환 요인과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각국의 추세 인플레이션에서 공통적이고 구조적인 움직임을 추정한 것이다.

인구 고령화나 온라인 거래 확산, 글로벌공급망(GVC) 확충 등이 글로벌 추세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우리나라의 추세 인플레이션은 글로벌 추세에 따라 금융위기 이후 지속 하락했다. 2001년~2008년 글로벌 추세 인플레이션은 평균 2.0%에서 2011~2018년 1.4%로 떨어졌고 같은기간 우리나라의 추세 물가상승률도 2.5%에서 1.7%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구 고령화, 온라인 거래 확산, 글로벌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전 세계 물가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떨어졌고, 우리나라도 이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글로벌 요인이 각국의 추세적인 물가상승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나타내는 요인부하값(-1~1사이)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0.85로 높게 나타났다. 요인부하값이 높을수록 글로벌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한은 김병국 물가동향팀 차장은 "글로벌 요인의 영향은 각국의 GVC(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 등 대외 연계성이 높을수록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망 참여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국가들보다 글로벌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장기 저물가를 지속하던 일본 등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흐름과는 무관하게 움직였다.

특히 2013년 3분기를 기점으로 우리나라 추세 물가에 대한 글로벌 영향력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이 좀 더 체계적으로 물가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조사 대상국을 10곳으로 추려 요인부하값을 재추정한 결과 2001년 2분기~2013년 2분기까지 우리나라의 요인부하값은 0.61 정도였으나 전 기간을 대상으로 했을 때 0.92로 높게 나타났다.

글로벌 요인의 영향력은 국내 상품과 서비스 부문 등 소비자물가 전부문에서 확대됐다. 그중에서도 가공식품과 석유류 가격 등 공업제품을 중심으로 영향력이 크게 파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업제품 가격 등이 크게 낮아진게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국제유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주요 소비재 수출국인 중국의 생산자물가, 수출단가 약세 등이 국내 물가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며 "글로벌 요인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해왔고 그 정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일시적 요인의 영향으로 추세를 크게 하회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이례적으로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물가상승률 반등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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