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금통위 '기준금리' 만장일치 인하 '솔솔'

  • 송고 2019.10.14 11:02
  • 수정 2019.10.14 14:35
  •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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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경제성장 목표 달성 어렵다"…금통위 안팎서 기준금리 인하 언급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우려…지난번 동결 소수의견도 인하로 돌아설 듯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연합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연합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만장일치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경기 부진이 개선되지 않고 있고, 전망까지 부정적인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기 때문이다.

한은 금통위는 오는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융시장에서는 경기 둔화와 저물가가 지속하는 가운데 금통위가 이번 회의에서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를 1.25%로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연간 2.2% 성장률 달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는 등 국내 경기 부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이미 국내 경제 연구기관들과 해외 IB(투자은행)들은 올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에 그치거나 아예 1%대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 JP모건(1.9%), 모건스탠리(1.8%) 등은 1%대 후반으로, 한국금융연구원(2.1%), 현대경제연구원(2.1%), LG경제연구원(2.0%) 등은 2%대 초반으로 내다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경기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올해 성장률의 전망치(2.2%)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경기회복 차원에서의 금리인하 신호를 여러 차례 보낸 상태다.

저물가가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4% 떨어져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농축수산물의 가격하락과 기저효과, 석유류 가격 안정세와 고교 3학년 무상교육 시행 등 일시적 요인이 컸던 만큼 연말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러나 현재 낮은 물가 상황은 수요의 부진이 반영된 만큼 저물가 지속과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비는 필요하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국내 경제를 이끌고 있는 수출 상황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수출액은 3711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4143억000만달러보다 10.41%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동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하락폭 까지 매달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외경제 상황도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미·중무역 분쟁과 관련 미국과 중국이 '미니딜'을 성사시켰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점은 금리에 인하 압력을 가한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가 시장을 상대로 내던진 시그널도 '10월 인하'를 가리킨다는 평이다. 이 총재는 8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알고 있으며, 경기 회복세 지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정책 시그널을 시장에 던졌다"면서 "구체적인 금리 결정 방향은 금통위원과의 협의를 통해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금통위원들도 금리 인하 여력이 남아있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식 의원(바른미래당)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실 사전질의 답변서'를 공개했다.

금통위원들은 "낮은 물가 오름세엔 국제유가 하락, 정부 복지정책 강화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통합과 기술 진보 같은 구조적 요인 영향이 있다"며 "물가가 중앙은행이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에 영향받아,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현재로써는 정상적인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다"며 "제로금리 또는 양적완화 같은 비전통적 정책수단의 시행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고 있다. 세계 주요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한국은행 역시 이에 동참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1.75~2.00%로 인하했다. 여기에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달 예금금리를 ·0.4%에서 ·0.5%로 인하하며 추가적인 완화 조치를 취했다. 이 외에도 러시아, 브라질, 터키, 인도, 칠레, 인도네시아, 멕시코, 홍콩 등도 지난달 금리를 인하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의 경기 부양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한은이 경기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자 인하시기를 다음번인 11월29일 회의로 늦출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그동안 신중한 통화정책 행보를 보인 한은이 미·중 무역분쟁 추이, 반도체 경기 회복 여부는 물론 국내 경기 상황이나 고용지표 등 통화정책 결정에 필요한 요인들을 한 번 더 점검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이와 관련해 16일 통계청은 '9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앞서 8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45만2000명 늘어 2017년 3월(46만3000명) 이후 2년 5개월 만에, 8월 기준으로는 2014년(67만명) 이후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8월 고용률도 61.4%로 같은 달 기준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실업자 감소폭은 27만5000명으로 8년 7개월 만에 가장 컸고, 실업률도 3.0%로 같은 달 기준 6년 만에 가장 낮았다. 수정경제전망 발표도 11월 예정돼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일형 금통위원이 지난 7월 동결 소수의견을 내면서도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을 우려했는데, 이번에 일반인 물가인식이 처음으로 2% 아래로 내려온 만큼 만장일치 인하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공동락 연구원은 "동결 주장 외에 0.50%포인트 인하 주장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낮아진 기대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총재보다 앞서 완화 선호를 나타낸 사람 중 한 명이 대폭 인하를 주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50%다. 한은이 이달 혹은 다음달 중 기준금리를 평소대로 0.25%포인트 인하하게 되면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 까지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1.25%로 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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