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제에 골머리 앓는 한전·가스공사
산업부-한전 요금인상 이면합의 의구심
가스공사 개별요금제 시행 불발..잠정연기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2019-10-15 11:16:15
▲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국전력 본사.

에너지공기업인 한전과 가스공사가 요금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심각한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한전은 사실상 전기요금 인상밖에 대책이 없는 상황이고, 가스공사는 대형 고객사의 LNG 직도입 전환을 막기 위해 개별요금제를 도입했지만 차별대우 논란으로 잠정 연기한 상태다.

15일 국감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경영 악화에 대한 개선책으로 정부와 한전이 사실상 전기요금 인상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2080억원의 영업적자에 1조1745억원의 당기순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9286억원의 영업적자에 1조1734억원의 당기순적자를 기록했다. 올 2분기말 현재 총부채 120조원에 부채율은 176% 상태이다. 한전은 경영 및 재무 악화 상황에서도 매년 4000억원이 넘는 연구개발비 지출에 2022년 개교하는 한전공대 설립에 총 1조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다.

산업부와 한전은 국감에서 적자의 가장 큰 요인이 국제유가 인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전의 전력 판매가격이 구매가격보다 낮다는 뜻이기 때문에 한전으로선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고선 도저히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이어나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감에서는 산업부와 한전이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로 이면합의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전은 11월까지 전기요금체제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편안의 핵심은 연료비 연동제 도입,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폐지, 산업용 경부하 요금 인상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요금 인상이나 다름 없다는게 업계의 평가이다.

지난 11일 한전 국정감사에서 곽대훈(자유한국당) 의원은 "산업부가 한전 손실액을 보상해주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한전 이사회가 해당 안건이 통과시킨 것"이라며 "한전이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제출하면 산업부가 내년 상반기에 (전기 요금 인상) 조치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이면합의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한전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전기요금 체계개편 방안을 마련해 인가를 신청하면, 법령과 절차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며 "이면합의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에너지업계에선 개편방안이 사실상 요금인상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면합의로도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대구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 본사.
가스공사는 지난달 9월10일부터 액화천연가스(LNG) 개별요금제를 시행하려고 했지만, 산업부의 결정으로 잠정 연기했다.

개별요금제는 LNG를 직수입하는 발전사가 점차 증가하면서 가스공사와 개별요금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개선한 제도다. 가스공사는 이를 통해 LNG 직도입을 위해 계약을 이탈하는 발전사들을 붙잡아 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도입했다.

하지만 개별요금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기존 계약 발전사들이 형평성 문제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개별요금제로 계약하는 발전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요금 혜택을 받지만, 기존의 계약 발전사들은 더 비싼 요금을 받기 때문에 입찰제 방식의 전력판매시장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한전의 발전자회사를 비롯해 지역난방공사, 민간발전협회, 집단에너지협회가 산업부와 가스공사에 불만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했다.

산업부 측은 "LNG 개별요금제는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세부 규정 등을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제도가 언제 시행될 수 있을지 현재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스공사로서는 LNG 직도입 발전사의 이탈을 막기 위해 개별요금제 시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삼화 의원실에 따르면 발전용 직수입 비중은 2005년 0.6%에서 2017년에는 20.4%로 급상승했고, 앞으로 몇 년 뒤에는 5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LNG 직도입이 늘어나면 가스공사의 인프라 투자비가 도시가스용으로 부담되기 때문에 도시가스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삼화 의원은 "국민 편에서 볼 때 발전용 LNG 개별요금제의 도입이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제도 도입으로 손해를 보는 기존 평균요금제 고객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또한 벌써부터 불공정한 게임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해 가스도입 가격의 투명한 공개와 필수설비 접근의 공정성 담보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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