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휘청, 증권사 3분기 보릿고개(?)

  • 송고 2019.10.17 11:00
  • 수정 2019.10.17 11:02
  •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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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5개 증권사 3분기 순이익 5457억원 추정…시장 컨센서스 대비 12%↓

증시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여건 악화…IB부문, 계절성·기저효과로 7.4%↓

여의도 증권가 전경.ⓒ데일리안

여의도 증권가 전경.ⓒ데일리안

올 상반기 사상 최대실적으로 승승장구하던 국내 증권사들이 다시 '보릿고개'를 맞이할 전망이다. 상반기 대비 악화된 증시 여건으로 인해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그리고 수익 견인차 역할을 했던 투자은행(IB)까지 전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 등 5개 주요 증권사의 3분기 순이익은 545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6183억원을 12%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대내외 여건 악화로 브로커리지, 투자은행(IB) 등 전 부문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선 대외여건 불확실성의 장기화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3분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상반기 9조4000억원이던 주식시장의 일평균거래대금은 이 기간 8조6000억원 정도로 8% 넘게 줄었고, 같은 기간 신용잔고도 10조4000억원에서 8조9000억원으로 14% 이상 감소했다.

상반기 실적 개선 요인이었던 채권 관련 수익도 축소됐을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시장 금리가 소폭 오르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계속 하락하던 금리는 8월 16일을 기점으로 상승 전환했고 지난달 말까지 20bp 올라 채권 관련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채권 수익이 포함되는 상품운용수익은 34%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규모 축소와 주식관련 자기자본투자(PI) 투자성과 부진 등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7월의 경우 ELS 조기상환과 발행이 모두 호조세를 보였지만, 8월에는 홍콩사태 영향으로 조기상환 요건 충족이 안되면서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또 9월에는 발행액이 4조8000억원으로 조기상환액 대비 1조7000억원 적어 DLS 사태 영향도 일부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상반기 호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IB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주식시장 부진으로 기업공개(IPO)건들이 지연됐고, 부동산 경기 우려로 관련 딜이 축소되면서 IB부문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7.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는 IB부문이 계절성과 기저효과로 소강상태를 보였다"면서 "또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관련 자산의 가격이 우상향 기조였음에도 당초 기대보다는 트레이딩 관련 이익이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봤다.

다만 백 연구원은 실적 회복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 '스몰딜' 기대 등에 따라 자본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백두산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 주식 및 파생운용, 리테일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4분기 실적은 비용 지출이 확대되는 계절성을 제외하면 전 분기 대비 소폭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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