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기준금리 인하에 보험료 인상카드 '만지작'

  • 송고 2019.10.18 06:00
  • 수정 2019.10.17 22:05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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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이율 하향 조정 유력…자산운용수익률 하락 따른 연쇄반응

업계 일각선 신중론 "내년 총선, 정치권 보험료 인상 억누를 것"

자산운용수익률 하락 예상에 보험사들이 예정이율 조정을 고심하고 있다.ⓒ픽사베이

자산운용수익률 하락 예상에 보험사들이 예정이율 조정을 고심하고 있다.ⓒ픽사베이

불안한 거시경제가 보험료 인상 가능성까지 부추기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이 예견되는 보험사들이 예정이율 조정을 고심하고 있어서다. 예정이율이란 보험료를 운용함으로써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로, 이를 낮추면 보험료 인상이 이어진다.

18일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안정적인 쪽(채권)에, 금리에 기대는 상품들에 투자를 많이 한 편"이라며 "보험영업이익은 마이너스이고 투자영업이익으로 만회하고 있는 형국에서 금리가 떨어지니 설상가상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생·손보사 순이익은 3조61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1.2% 감소했다. 보험영업 손실을 보면 생보사들은 11조8260억원, 손보사들이 2조2585억원으로 모두 역신장이 심화됐다.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은 2008년 5.0% 수준에서 올해 3% 초반까지 떨어진데 반해 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료 적립금 평균이율은 4%대로 웃돌면서 역마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공시이율(보험상품에 적용하는 금리)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공시이율이 내려가면 받는 보험금이나 중도 해약 환급금이 낮아진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이달 보장공시이율과 저축공시이율이 2.15%로 모두 전월(2.25%)보다 0.1%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동양생명은 연금보험 공시이율이 2.50%에서 2.45%로 낮아졌다.

보험사는 이자율차익, 사업비차익, 위험률차익 크게 3가지로 수익을 낸다. 사고보험금 증가 추세, GA채널 영향력 확대로 사업비차익과 위험률차익이 부진한 가운데 이자율차익으로 상쇄가 필요한데 이마저도 저금리 기조로 망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 생보사는 역마진 폭을 줄이기 위해 예정이율의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15~2016년 기준금리가 2.0%에서 1.75%, 1.75%에서 1.25%로 떨어졌을 당시 보험사들은 각각 0.25%포인트씩 예정이율을 내린 바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내년 상품 개정 시점에 예정이율이 0.25%가량 낮게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인하로 인해 예정이율이 하락하는 경우에는 보험료가 상승할 가능성, 금리연동형 상품에 적용되는 공시이율이 낮아질 때는 환급금이 감소해 신계약 판매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선 예정이율 조정을 비롯한 보험료 인상이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물가인상을 억제하는 정부 기조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인상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내려오는 실정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정치를 넘어서 뭘 할 수가 없다"며 "정치권은 총선이 있으니 (보험료 인상을)억누르려고 할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올린다고 하기가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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