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막히자 中·동남아로 쏠리는 하늘길…수익 하락 우려 고조

  • 송고 2019.10.18 13:54
  • 수정 2019.10.18 13:58
  •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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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항공사·LCC, 일제히 중국·대만·필리핀 등 신규 취항 봇물

천편일률적 신규 노선에 요금 경쟁…"탑승률·운임 하락 불가피"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으로 가는 항공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항공사들이 중국, 대만, 동남아 등으로 기수를 틀고 있다.ⓒ픽사베이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으로 가는 항공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항공사들이 중국, 대만, 동남아 등으로 기수를 틀고 있다.ⓒ픽사베이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으로 가는 항공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항공사들이 앞다퉈 중국, 대만, 동남아 등으로 기수를 틀고 있다. 하지만 신규 취항 노선이 특정 몇개 국가에 쏠리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일본노선 주간 항공운송 실적'에 따르면 9월 일본노선 여객은 99만여명으로 전년동기(136만여명)보다 약 28% 줄었다.

전체 여객수 뿐만 아니라 탑승률도 감소했다. 9월 일본 노선 주간 탑승률은 61.0~71.8%로 나타났다. 탑승률 61%는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 좌석 10개 중에 4개는 빈 좌석으로 이륙했다는 의미다. 2018년 9월 탑승률인 78.0~87.7%와 비교하면 최대 26.5%포인트(9월 첫째 주) 하락한 것이다.

일본 여객 수요가 감소하자 항공사들은 규모에 상관없이 중국, 대만, 필리핀, 베트남 등으로 신규 취항을 늘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27일 인천~필리핀 클락(주 7회)과 인천~중국 난징(주 4회), 28일 인천~중국 항저우(주 2회), 인천~중국 장자제(주 3회)를 신규 취항한다. 아시아나항공도 부정기편으로 운항하던 인천~대만 가오슝 노선을 동계 스케줄부터 정기편으로 띄운다.

일본 노선 비중이 컸던 LCC(저비용항공사)들은 신규 취항에 더 적극적인 모습이다.

에어부산은 11월 12일부터 인천~중국 닝보, 인천~중국 선전, 인천~중국 청두, 인천~필리핀 세부, 인천~대만 가오슝 노선 등 5개 노선에 대한 운항을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이스타항공은 이달과 다음 달에 인천~대만 화롄, 인천~-대만 가오슝, 부산~대만 타이베이, 부산~대만 화롄 등 대만 4개 노선을 새로 띄운다.

새로운 먹거리인 신규 취항 노선이 너나할 것 없이 겹치면서 모객을 위한 특가요금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에어부산은 신규 취항한 인천~대만 가오슝 노선을 편도 4만9900원에 제공한다. 이스타항공도 대만 4개 노선 신규 취항을 기념해 특가 항공권을 판매한다. 편도 기준 인천~가오슝 노선을 7만8900원, 부산~대만 타이베이 노선을 6만9900원에 푼다. 에어서울은 인천~베트남 나트랑 노선을 편도 6만7700원에 판매한다.

전문가들은 단기 노선 공급과잉과 항공 여객 수요 둔화로 인한 LCC들의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국제선 여객은 전년 대비 0.8% 증가에 그치면서 성장률이 급감했다"며 "9월에는 추석연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 수요 감소와 단거리 핵심 노선인 일본 여행 수요가 감소하면서 LCC 여객은 역성장했다"고 지적했다.

회사별로 보면 진에어의 9월 국제선 여객이 26% 줄었고 에어부산(-23.4%), 에어서울(-14.5), 이스타항공(-13.9%)이 뒤를 이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8개 국적항공사는 일본 노선 공급을 적극적으로 축소하고 있지만 수요가 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대체노선 효과를 기대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탑승률과 운임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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