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EQC’ 벤츠가 만들면 전기차도 다르다
벤츠 가세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3각 구도
“잘만 달린다고 전기차 아냐, 벤츠의 승차감 고스란히 녹아”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2019-11-04 09:19:20
▲ EQCⓒ벤츠코리아

수입 고성능 전기차 전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고유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가 EQC로 고급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벤츠는 지난 22일 EQ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차인 EQC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2018년 9월 스웨덴 아티벨라그 아트 뮤지엄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뒤 올해 3월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 고객들에게도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최초 공개한지 1년여만에 한국 고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게 됐다.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 모델X와 올해 1월 나온 재규어 I-PACE의 양자구도에서 벤츠 EQC 참전으로 삼각 경쟁 체제로 전환됐다. 벤츠의 가세로 시장 성장이 보다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와 모터의 세기로 고성능만을 무기로 겨루던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이 벤츠 EQC의 가세로 고급스런 실내와 편의성, 승차감 등으로 선택의 기준이 다양해지고 넓어지고 있다.

EQC는 고성능 전기차의 퍼포먼스는 물론 벤츠의 승차감과 편의성 등의 상품성을 그대로 가져왔다.
▲ 요하네스 숀 벤츠코리아 제품전략기획팀 상무가 지난달 29일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EQ 퓨처'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EQC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벤츠코리아

요하네스 숀 벤츠코리아 제품전략기획팀 상무는 “퍼포먼스와 편리함, 디자인, 지능, 안전을 절대 희생하지 않고 벤츠의 모든 것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내연기관의 아버지인 벤츠가 만든 첫 순수전기차인 EQC는 어떤 차일까. 벤츠의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차일까라는 궁금증을 안고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EQ 퓨처’에서 경기도 포천힐스CC를 거쳐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까지 시승했다.

EQC의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는 309km다. 프리미엄 전기차 치고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실제 주행거리는 운전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회생 모드를 잘만 사용하면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회생 모드는 4단계로 나눠진다. 기본 값인 D 모드는 가장 마일드한 회생 제동을 보여주며 회생력은 강도에 따라 D-, D--로 깊어진다. D--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싱글 페달로도 운전이 가능하다. 때문에 D-, D--는 도심 주행에서 주행거리를 더욱 늘려주는 안성맞춤인 기능이다.

가로수길에서 포천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기 전까지 시내를 빠져나오면서 D-, D-- 모드를 번갈아 사용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회생 제동에 들어간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는 전기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막히는 길도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다.

D--는 브레이크를 밟은 것 마냥 강력한 제동을 통해 회생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주위의 돌발적인 상황을 가정하지 않는다면 가속페달로만 운전이 가능하다.
▲ 롯데월드타워 지하2층 벤츠 충전존ⓒ벤츠코리아

반대로 D+는 회생제동이 꺼진 상태로 글라이딩 모드로 주행하는 기능이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에 발을 떼도 속도가 줄지 않고 쭉 뻗어나간다. 웬만한 차의 관성주행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고속도로로 진입하면서 D, D+ 모드로 전환하고 시원하게 밟아봤다. 회생제동의 강도를 나눈 D 모드와는 별게로 드라이빙 모드는 4개로 나눠져 있다.

안락한 승차감이 강조되는 컴포트, 높은 효율과 낮은 배러리 소모에 중점을 둔 ‘에코(ECO)’, 최상의 반응성에 중점을 둔 ‘스포츠(SPORT)’, 개별 설정 주행을 지원하는 ‘인디비쥬얼(INDIVIDUAL)’로 운전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 올라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가 날기라도 하는 것처럼 가볍게 치고 달린다.

모터 최고 출력을 마력으로 환산하면 408마력, 최대 토크가 77.4kg.m에 달하다보니 0에서 100km/h까지 5.1초면 도달한다. 하지만 모터 최고 속도는 180km/h로 제한돼 있다. 급격한 배터리 소모를 막고 무리한 운전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고속주행에서는 전기차 특유의 안정감이 돋보인다. 80kWh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있어 무게중심을 낮게 유지해 고속주행과 급격한 곡선주행에서도 안정적이다.

배터리는 노면소음을 차단해줘 정숙성 또한 뛰어나다. 특히 고속주행시 공기의 저항으로 생기는 풍절음 역시 잘 차단했다. 벤츠 특유의 승차감을 놓치지 않았다.
▲ EQC 충전ⓒ벤츠코리아

EQC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에는 충전상태와 에너지 흐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기능들이 포함돼 있다.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내일 오전 8시에 차량이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해줘!”, “85 퍼센트로 충전해줘.”처럼 충전 설정, 내비게이션, 충전 및 출발 시간 등을 제어하고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메르세데스 미(Mercedes me) 앱을 통해서는 출발 시점에 차량 실내 온도를 맞춰놓을 수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를 사는데 망설여지는 지점이 바로 충전이다. 벤츠는 ‘메르세데스 및 차지 멤버십 카드’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전국의 대부분의 전기차 공영 충전소에서 카드 한 장으로 간편하게 충전과 결제가 가능하다.

포천힐스CC에서 벤츠의 충전설비가 마련돼 있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지하 주차장에 도착해 충전을 직접 해봤다.

국내 표준 규격인 DC콤보 타입1로 전국의 전기차 공영 충전소에서 충전이 가능하다. 15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곳에 급속 충전기 3기와 완속 충전기 5기를 배치해 놨다.

급속충전기는 100kW급으로 1기당 2개의 차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벤츠의 완속 전용충전공간 3곳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일반 전기차도 사용할 수 있다.

급속충전은 약 40분이면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EQ 전시장과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 벤츠 충전존에서는 무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격은 1억500만원으로 ‘억’을 넘어간다. I-PACE 1억650만원부터 시작하고 테슬라 모델X 1억1910만원부터 출발하는 것을 감안하면 프리미엄 전기차로서는 가격 경쟁력일 갖춘 셈이다. 다만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은 단점이다. 또한 테슬라 모델X는 대형 SUV급이라 일대일로 비교하기도 무리일 수 있다. 다만 승차감과 고급감에 있어 벤츠의 DNA가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점은 고객들의 선택에 있어 중요한 선택지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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