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학업계 '전방위 혁신 중'…한국은?
경기침체 공급과잉 탈석유화로 시황 악화
쉘 BP 바스프, 사업 및 조직 혁신 추진
선두기업 선제적 혁신 움직임 필요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2019-11-13 11:02:22
▲ 쉘의 풍력사업.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과잉, 점진적 탈석유화 등으로 정유와 화학산업이 이미 다운사이클에 놓인 가운데 글로벌 석유 및 화학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사업 및 조직에 커다른 변화를 주고 있다. 국내기업들도 변혁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1위 화학사 미쓰비시케미칼은 시황 악화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화에 대응하고자 수학적 알고리즘을 활용한 업무 혁신에 나섰다.

미쓰비시케미칼은 '수학적 최적화 CoE'(Center of Excellence)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이 프로그램은 수학적 최적화 기술에 정통한 인재를 그룹 안팎에서 모아 지식을 집약, 디지털 변환(DX)을 통해 생산계획 수립 및 공급망 최적화를 추진한다.

CoE는 생산 및 조달 최적화, 글로벌 공급망 최적화, 에너지 관리 등의 과제를 맡는다. 또한 업무 분석부터 프로토타입 개발, 타당성 검증까지를 담당한다.

미쓰비시케미칼은 3분기에 예상치를 밑돈 실적을 거뒀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 감소한 3조7650억엔, 순이익은 23% 감소한 1310억엔을 기록했다.

독일 기반의 세계 1위 화학사 바스프는 시황 악화를 타개하고자 조직 혁신에 나섰다. 1년 전부터 조직 및 업무 효율화를 추진해 현재 약 2만명 직원의 업무를 재할당하고, 지난 9월까지 전 세계 사업체에서 약 1800개의 직책을 없앴다.

바스프는 3분기 특별품목 이전(before special items) EBIT(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로 전년동기 대비 24% 감소한 11억유로(약 1조4400억원)를 기록했다.

▲ BP가 투자한 핀란드의 모빌리티 스타트업 MaaS Global의 'Whim'앱.

BASF SE 이사회 회장인 Martin Brudermuller 박사는 "미중 무역 분쟁이 우리 사업을 짓누르고,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도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유럽의 수출 지향 국가뿐만 아니라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으며, 속도는 느리지만 중국의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은 이미 올해 상반기 말의 가장 낮은 수준보다 더 감소했다"고 위기감을 강조했다.

네덜란드와 영국 기반의 석유메이저 쉘은 세계 최대 전기회사로 전환을 선언했다.

쉘의 마틴 베슬라(Maarten Wetselaar) 통합가스 및 신규에너지부문 부회장은 올 3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까지 세계 최대 전력회사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연간 20억달러를 신에너지부문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재 8~12%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쉘은 프랑스 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인 에올피(Eolfi)사를 인수했다. 에올피사는 프랑스 천해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의 선구자로 프랑스 전역에 65명 이상의 전문가를 보유, 5개국에서 200개 이상의 육상 및 해상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쉘은 신에너지 투자를 2021년까지 연간 30억달러로 증가시킬 계획이다. 영국 기반의 석유메이저 BP는 벤처투자 전문 자회사 BP벤처스를 통해 세계 각국의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핀란드의 도심 모빌리티 스타트업 'MaaS Global'에 1000만유로(약 128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MaaS Global은 'Whim' 앱을 통해 택시, 버스, 자전거, 렌터카, 승용차, 공유 전자스쿠터, 전기 자전거에 이르기까지 도시에서 사용 가능한 모든 교통 옵션을 단일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앱은 헬싱키에서 출시된 후 영국 버밍엄, 오스트리아 비엔나,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MaaS Global은 BP의 투자를 통해 싱가포르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BP벤처스는 300여개 스타트업에 5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미국 기반 글로벌 화학사인 다우와 듀폰은 2017년 합병한 뒤 농산업(Corteva Agriscience), 재료과학(Dow), 특수화학제품(DuPont) 등 세 개 분야 독립회사로 분리됐다.

이처럼 글로벌 화학업계가 경기 침체, 탈 석유화, 환경 규제, 공급 과잉에 대비해 조직 및 경영 혁신에 나서고 있지만 이에 비해 국내 화학업계의 혁신은 미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은 선두기업의 선제적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국내 업계가 중요한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우려감이 있다"며 "현재의 어려운 시기야 말로 혁신에 나설 가장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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