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손 잡은 이해진…'글로벌 IT 공룡' 탄생하나

  • 송고 2019.11.14 11:24
  • 수정 2019.11.14 11:24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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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 추진 논의 중

사용자 1억명 이상 '거대 인터넷 기업' 탄생 전망

지난 7월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열린 만찬 회동에 이해진 네이버 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참석했다.

지난 7월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열린 만찬 회동에 이해진 네이버 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참석했다.

일본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야후재팬'과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합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합병이 성사된다면 사용자만 최대 1억명이 넘는 '글로벌 IT 공룡'이 탄생할 전망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3일 밤 인터넷판 뉴스를 통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자회사인 야후재팬이 합병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를 설립한 다음 이를 통해 야후재팬의 운영사인 Z홀딩스와 라인을 흡수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사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다.

라인은 네이버가 지분 70% 이상을 보유한 일본 최대 메신저 서비스로 사용자 수가 약 8000만명에 달한다. 일본 최대 검색엔진 야후재팬은 5000만명이 이용하는 포털로 소프트뱅크가 지분 40% 이상을 보유한 Z홀딩스에 속해있다.

해당 보도에 네이버는 이날 공시를 통해 "당사의 종속회사인 라인주식회사와 야후재팬의 주주인 Z홀딩스와의 경영통합에 관한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으나 라인주식회사의 공식적인 발표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라인주식회사는 Z홀딩스와 사업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의 승인을 전제로 (양사가)논의 중이며 이르면 이달 말 최종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이 이뤄질 경우 약 1억명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하는 최대 인터넷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검색시장 뿐 아니라 간편결제와 같은 금융 분야, 전자상거래까지 아우르는 공룡 기업이 탄생함으로써 일본 내 인터넷 산업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만남…배경은?

라인과 야후재팬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는 지난 2000년부터 일본 시장의 문을 줄기차게 두드려왔지만 야후재팬의 80%에 달하는 공고한 점유율에 막혀 매번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다 지난 2011년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현재 전세계 라인 가입자는 1억7000만명을 육박하고 있고 일본 내에서는 월활성이용자수(MAU)가 82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검색 시장에서는 여전히 야후재팬을 넘지 못하자 결국 '적과의 동침'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앞서 지난 7월 대기업 3세 총수들과 함께 한국을 찾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만찬을 함께 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 창업자와 손 회장이 일본 시장에서 손 잡는 청사진이 그려졌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기술과 혁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던 야후재팬이 네이버의 기술력을 수혈받고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의 통신가입자와 서비스 시너지를 노릴 수 있어 경영통합이 이뤄질 경우 '윈윈'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국내를 넘어 일본 시장에서도 글로벌 인터넷 회사로 도약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메신저와 포털이 결합하면 인터넷, 커머스 시장, 핀테크, 콘텐츠 산업을 아우르는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검색·금융·커머스·콘텐츠 아우르는 '글로벌 IT 공룡' 탄생할까

라인은 일본 내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만 8000만명 이상을 보유한 1위 사업자이고 야후재팬도 5000만명이 이용하는 거대 포털이다. 특히 일본에서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야후재팬과 소프트뱅크의 '페이페이'는 1위, 라인의 '라인페이'는 점유율 2위인 상황.

이에 업계에서는 라인과 야후재팬이 합병될 경우 가장 먼저 영향력을 미칠 사업이 '간편결제' 시장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간편결제 시장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며 1, 2위를 다투는 '페이페이'와 '라인페이'가 합쳐질 경우 시장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 정부가 해외 관광객을 위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 도입을 가속화하는 분위기라 양사의 협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단순히 인터넷 분야의 최대 기업일 뿐만 아니라 간편결제와 같은 금융 분야, 전자상거래까지 모두 아우르는 약 1억명 규모의 서비스가 탄생하는 것"이라며 "일본 내 인터넷 산업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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