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항공 메이저 잡았다…"글로벌 도약 날갯짓"

  • 송고 2019.11.20 10:49
  • 수정 2019.11.20 11:01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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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 GE, R&R와 23조원 규모 공급계약

국내외 출원·등록 지적재산권 302건

올해 2분기 연속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

한화시스템 상장 후 연일 주가 상승

경남 창원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 창원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그룹의 주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급계약건만 37년치 물량에 달하는가 하면 자회사 상장 소식에 코스피 기준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업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부품 사업을 "국내 제조업의 숨통"으로 평가하며 올 4분기는 물론 내년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군수 및 민간용 항공기 엔진 및 엔진부품 전문 제조사로 지난해 ㈜한화 기계부문으로부터 항공 구성품인 착륙장치 등의 항공사업을 양수, 편입했다.

20일 항공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미국 프랫 앤 휘트니(P&W), 미국 GE, 영국 롤스로이스(Rolls-Royce) 등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작사와 장기 엔진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1월에는 P&W사로부터 40년에 결쳐 약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의 최첨단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권을 획득했고, 11월에는 GE사와 약 3억달러(약 3500억원)에 달하는 최첨단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롤스로이스가 생산하는 모든 기종의 트렌트(Trent) 엔진에 장착되는 터빈 부품(Turbine Seal Segment)을 2021년부터 2045년까지 장기 공급하는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계약도 맺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향후 5년간 납품해야 할 수주건은 10건이 넘는다. 2030년 납기 기준까지 합하면 20건을 육박한다.

이처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게 된 것은 지난 2015년 P&W사의 차세대 엔진인 GTF(Geared Turbo Fan) 엔진 국제공동개발(RSP)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다.

진입장벽이 높기로 소문난 RSP 참여 이력은 엔진부품사의 역량과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규모 확대와 기술 고도화를 이끈 계기로 작용했다.

RSP 참여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5년간 P&W, GE, 롤스로이스와 체결한 수주 금액은 약 201억달러(약 23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올해 예상 매출인 5400억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7년치 물량에 해당한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17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외에 출원중이거나 등록된 지적재산권은 가스터빈 장치, 액체연료 기화 시스템 등 302건에 달한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은 지난해 기준 9.3%로 국내 기업들의 평균치를 크게 웃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밀려드는 수주량에 생산능력도 확대하는 중이다. 최근 베트남 엔진부품 신공장(생산능력 724억3100만원)을 가동했으며 연내 GTF 엔진부품 제조설비 증설, 내년 말까지 KFX 생산 및 검사·지원 설비를 신·증설한다.

이밖에도 창원사업장, 아산사업장, ㈜캐스(지난해 기준 생산능력 총 1조1058억원)에서 항공기 및 산업용 가스터빈 엔진, 부품생산 등을 하고 있다. 특히 창원 공장은 신규 투자 후 안정화 단계를 거치며 생산성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스마트팩토리에서 로봇이 엔진부품의 표면을 정밀하게 다듬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스마트팩토리에서 로봇이 엔진부품의 표면을 정밀하게 다듬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재는 실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올 1분기 흑자전환으로 돌아서더니 2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6.3% 증가한 1조3990억원, 영업이익은 470% 급등한 790억원을, 3분기 매출은 23% 오른 1조1310억원, 영업이익은 217% 상승한 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회사 상장도 성장동력 중 하나로 떠올랐다. 자회사 한화시스템(지분 52.9%) 상장일이었던 지난 13일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3만7800원에서 18일 기준 3만9400원까지 올랐다. 한화시스템 상장 예비심사 통과일인 9월 26일에는 장중 4만4350원을 기록,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기적으로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 한화테크윈,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를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자회사는 매년 실적을 개선 중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매출은 매년 두자릿수의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인건비 증가와 신흥국 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제조산업에서 고부가가치로 평가되는 장기계약 형태의 항공 및 엔진부품 시장은 한국 제조업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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