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이단아에서 중소형사 롤모델로

  • 송고 2019.12.03 15:38
  • 수정 2019.12.03 15:38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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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지난달 장기인보험 실적 삼성화재 4억 앞서 1위 기록

최근 롯데손보 비롯 MG손보도 메리츠 아메바 경영전략 '모방'

ⓒ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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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는 보험관행을 타파하며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부터는 중견 보험사의 롤모델로 입지를 굳혀가는 양상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5년간 기업 체질과 보험문화 새로 쓰기에 집중하면서 동종업계로부터 '이단아' 혹은 '혁신가', '미꾸라지' 등과 같은 별칭을 얻었다.

변화를 결단한 메리츠화재가 최근 유실적 설계사 1만2000명 달성하고 2016년부터 당기순이익 증가세를 유지해오자 중소형사 중심으로는 메리츠 방식을 인정, 이를 모방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전화영업 일부업무인 신규영업을 이달부터 축소한다. 갈수록 불어나는 차보험 적자를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워져서다. 롯데손보 차보험 손해율은 지난달 기준 123%에 육박해 3분기에만 54억원대 적자를 보였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보다 사고 때 지급한 보험금 규모가 더 크단 뜻이다.

특히 롯데손보에서 전화상담으로 달성하는 자동차보험 실적 비중은 절반 이상에 달한다. 이런 자동차보험에서 신규영업을 줄인다는 의미는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2~3년새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불어나면서 고질적인 손해율 증가 문제가 손보업을 질식케 한다는 비판이 새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업 현실성을 고려한 일부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비중을 차츰 줄여나가는 양상이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MG손해보험 등은 이미 지난해 TM 조직 일부를 축소하며 차보험 비중 조절에 나섰다. 신규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을 중단해 손실 규모를 줄여보겠다는 뜻에서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차보험에 대한 민감도가 극대화된 손보사다. 2017년부터 장기인보험에 주력하면서 차보험 사업비중을 낮췄고 손해율 모니터링 및 계약 가입 심사를 깐깐하게 진행했다. 이 결과 메리츠화재 올 3분기 기준 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대비 1%p 감소한 3.7%를 기록했다.

실제로 MG손보, 흥국화재 등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은 중소형 손보사는 메리츠화재처럼 판매채널을 다이렉트 채널만 유지하면서 자동유입 고객과 갱신 고객 중심으로 영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메리츠화재는 11월 말 기준 전속조직(TA) 유실적 1만1900명(제적 1만9000명)을 달성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전년동기 대비 4355명이 늘어난 증가세다. 11월 장기인보험 실적은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를 4억원을 앞서 1위를 기록했다. 13회차 유지율도 업계 1위(83.7%)다.

메리츠화재는 적은 조직이 최상의 경영 효율을 이끌어내는 '아메바 경영'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아메바 경영은 불황 때 일본 기업에서 검증된 생존 및 경영 극대화 체계다. 그렇다보니 중소형사 중심으로 메리츠화재 카피(copy)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보험업계는 저금리에 저성장 및 규제 변화 앞에서 업황 부진까지 직면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롯데손보는 차보험 비중 하락, MG손보는 GA 비중 확대 및 상품개발, 흥국화재는 사업비와 영업효율적 측면에서 메리츠화재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는 것 같다. 적어도 메리츠를 모방하면 손해보지는 않는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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