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회장 선임, 투명절차 vs 법률적리스크

  • 송고 2019.12.04 15:42
  • 수정 2019.12.04 15:42
  •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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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선임과정 비공개 결정에 금융위·금감원 '왈가왈부'

금융당국 입김 회장 연임 변수될까…숏리스트 공개도

신한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가동된 가운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연임 가능성과 회장 선임과정의 비공개 결정이 금융당국에 뜻밖의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연합

신한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가동된 가운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연임 가능성과 회장 선임과정의 비공개 결정이 금융당국에 뜻밖의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연합

신한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가동된 가운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연임 가능성과 회장 선임과정의 비공개 결정이 금융당국 간의 대립 구도를 형성시켰다. 뜻밖이다.

조용병 회장의 연임을 두고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투명한 절차에 따라 선임하는지를 보겠다고 했다. 연임 여부에는 금융당국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에 무게가 실렸다. 반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법률적 리스크 우려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금융당국 간 의견의 충돌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며 금융당국 간 온도차가 드러난 시발점은 신한금융 회추위의 회장 선임과정 비공개 결정이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동안 '지배구조 및 회추위' 개최여부와 향후 일정 등 선임과정을 공개해 왔지만, 이번에는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만우 고려대 경영대 교수를 비롯한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회추위는 이달 초 최종 후보군(쇼트리스트)을 추린 뒤 면접을 통해 이달 중순경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후보 평가에 대한 외압을 차단하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조치라는 게 신한금융 회추위의 입장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주목한 것은 유력 후보인 조 회장이 현재 재판이슈로 이목이 쏠리는데 대한 부담감도 선임 과정 비공개 결정의 원인으로 지목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현재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진행 중인 신한금융 이사회에 법률적 리스크와 관련한 우려를 전달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윤석헌 금감원장은 최근 신한금융지주의 회장 선임과 관련해 '법률적 리스크'에 대한 당국의 입장을 전달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적절한 시기에 우리가 입장이 있다면 그것을 알리도록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조 회장은 신한은행 신입사원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1심 판결은 내년 1월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조 회장의 연임 여부에 대해서 윤 원장과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신한금융과 관련해 "민간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CEO) 선임은 법과 절차에 따라서 주주와 이사회가 선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지배구조법에 따라서 투명한 절차에 따라 선임하는지 (보는 것이) 당국의 의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회장 선임 절차에 당국 시각을 반영시키겠다는 입장은 분명하지만, 연임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국 입장에 신한금융 내부 분위기도 변하고 있다.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도 조 회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 입김이 조 회장 연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은 이번 주 숏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이를 대외에 공개할지 여부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회추위는 선임 과정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 최종 단독 후보가 결정된 이후 공개할 방침이었지만, 기류가 바뀐 것이다.

은 위원장이 직접 회장 인선에 대한 투명성을 강조한데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도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은 물론 불필요한 구설수에 오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선임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 좋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 작용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법률적 리스크가 있지만,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우려를 전하는 것은 충분한 '개입'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이사회·주주들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보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조 회장의 1심 재판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신한 회추위가 열리는 데 주목한 것으로 보이지만, 판결이 나더라도 1심은 확정판결이 아니어서 지배구조법에도 어긋나지 않기 때문에 (당국의 입장은)지나친 우려로 볼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 상태로 이르면 이달 중순께 면접을 진행하고, 최종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압축후보군에는 조용병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현직 최고경영자(CEO)와 위성호 전 행장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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