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도전받는 저축은행 "대응태세 갖춰라"

  • 송고 2019.12.04 15:33
  • 수정 2019.12.04 15:34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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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예가람 "여신관리시스템 차세대 구축"·고려 "CSS 고도화"

인터넷은행·P2P금융법 통과로 경쟁수준 심화 전망…'무한경쟁 체제'

핀크 예정욱 부사장(오른쪽)과 OK저축은행 유병철 본부장(왼쪽)이 3일 중구 다동에 위치한 핀크 사무실에서 핀크 T스코어 기반 핀크 대출 비교 서비스를 위한 업무 제휴 협약식을 체결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핀크

핀크 예정욱 부사장(오른쪽)과 OK저축은행 유병철 본부장(왼쪽)이 3일 중구 다동에 위치한 핀크 사무실에서 핀크 T스코어 기반 핀크 대출 비교 서비스를 위한 업무 제휴 협약식을 체결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핀크

저축은행들의 새로운 먹거리가 된 중금리대출 시장에 인터넷전문은행과 P2P금융업권도 공략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며 경쟁 또한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저축은행은 연말부터 쉴 새 없이 비대면채널·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강화하는데 힘 쏟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 계열사인 예가람저축은행은 '여신관리시스템 차세대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노후화된 여신관리시스템 하드웨어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최신화하고, 홈페이지·논스톱 대출앱·모집인상담사 홈페이지를 고도화 구축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특히 저축은행들의 연합체인 저축은행중앙회의 디지털뱅킹 플랫폼 'SB톡톡플러스'의 오픈API(기업의 IT 서비스를 외부와 공유, 협업을 지원하는 기반 기술)를 활용해 여신, 수신 서비스가 통합된 비대면 뱅킹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비대면거래 수요를 효과적으로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과 P2P금융사 모두 모바일, PC 등 비대면 채널을 기반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둬왔다. 올해 6월 말 현재 P2P 누적 대출액은 약 6조2000억원에 달한다. 예가람저축은행 측은 "저축은행중앙회 SB 톡톡플러스 오픈API에 발맞춰 금융플랫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예가람저축은행은 내년 8월 초쯤에 여신관리시스템 차세대 버전을 오픈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금리대출 '라이브M'(연 14.5~19.4%)을 최근 출시한 바 있어 새로 오픈하는 금융플랫폼과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같은 태광그룹 계열인 고려저축은행은 2011년 CSS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지속적으로 CSS모형을 고도화해 왔다. 파생변수를 통해 변별력을 높이고, 행동평점 개발, 불량예측 룰 도입, 우수 거래고객 선별을 통한 추가 대출 전략 등을 면밀하게 수립했다. 이런 시스템으로 부실 리스크를 크게 줄였다.

핀테크기업과 긴밀한 협력에 나선 저축은행도 있다. 핀크와 OK저축은행은 지난 3일 '핀크 T스코어' 기반 '핀크 대출 비교 서비스'를 위한 업무 제휴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같은 대출 상품이어도 통신점수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 핀크만의 맞춤형 대출상품 중개 서비스에 OK저축은행을 통한 중금리 대출 상품 라인업이 강화된다.

타 업계와 중금리대출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면서 최근 들어 저축은행들의 대출 경쟁력 강화 노력은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주주가 되는 KT가 5900억원 규모의 자본금 증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로써 케이뱅크는 대출 영업을 위한 실탄을 채우게 된다. 카카오뱅크 역시 최근 5000억원 유상증자를 마치며 총 자본금이 1조8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예비인가 결과를 앞둔 토스뱅크도 출범이 가시화되고 있다.

또한 P2P금융법으로 알려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P2P금융업계 시장 규모도 비약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P2P금융업을 통해 중금리대출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뱅킹 강화 전략에 선도적으로 나선 대형 저축은행들은 이들 경쟁업권과 효과적 경쟁이 가능할 전망이다. SBI저축은행의 대표 모바일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이다'는 출시 1년 반 만에 대출금액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런 브랜드효과를 올 6월 론칭한 '사이다뱅크'에 그대로 이식하며 중금리대출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웰컴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의 핵심 경쟁력인 신용평가시스템을 머신러닝, 인공지능(AI) 등을 기반으로 고도화해 왔다. 다운로드 수 90만을 돌파하며 업계 선두 디지털 플랫폼으로 꼽히는 '웰컴디지털뱅크'로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중금리대출 부문은 벌써부터 '무한경쟁' 체제로 진입했다는 평가다. 김규태 우리은행 디지털채널 부부장은 최근 서울가든호텔에서 개최된 '2019 EBN 글로벌혁신전략포럼'에서 "핀테크 업체는 민첩하고 혁신적이지만 자본 규모가 적고 브랜드 신뢰가 낮기 때문에 각 금융부문이 경쟁에서 이길려면 약점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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