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딜리버리히어로에 4조8천억원 매각

  • 송고 2019.12.13 13:00
  • 수정 2019.12.13 13:05
  •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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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트벤처 '우아DH아시아'도 설립키로

[사진=우아한형제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일의 배달서비스 전문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된다. 금액은 4조8000억원에 이른다. DH는 국내 배달앱 2위 '요기요'를 운영하는 모회사기도 하다.

우아한형제들과 DH 최고경영진은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협약서에는 DH가 우아한형제들의 전체 기업가치를 40억 달러(한화 약 4조7500억원)로 평가해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 우아한형제들에는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김봉진 대표를 포함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13%)은 추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된다. 김 대표는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 최대 주주가 되며,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멤버가 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매각이 토종 인터넷 기업의 M&A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 DH가 독일 증시 상장사여서 우아한형제들은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한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도 부연했다.

양측은 50대 50 지분으로 싱가포르에 합작회사(JV)인 '우아DH아시아'도 설립하기로 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신설 법인 우아DH아시아의 회장(Chairman)을 맡아 배달의민족이 진출한 베트남 사업은 물론 DH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의 사업 전반을 경영한다. DH는 현재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등에서 배달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조인트벤처 설립으로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 신규로 진출하는 배달앱 서비스에서 '배달의민족' 또는 '배민' 명칭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김봉진 대표가 아시아 사업에 나서면서 국내 우아한형제들 경영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김범준 부사장이 맡는다. 김 부사장은 주총 등을 거쳐 내년 초 CEO에 취임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카이스트 전산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엔씨소프트, SK플래닛 등을 거쳐 2015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했다.

양측은 아시아에서 공동 사업에 나서지만 국내 시장에서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가 서비스하는 요기요와 배달통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독자 운영된다. 양 측은 배민, 요기요, 배달통의 경쟁 체제를 현재 상태로 유지하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로 각각 발전시킬 계획이다.

양 측은 이번 딜을 통해 5000만 달러(약 600억 원)의 혁신 기금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 돈은 푸드테크 분야에 있는 한국 기술 벤처의 서비스 개발 지원에 쓰인다.

이번 합작회사 설립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이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배달의민족은 토종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 배달앱 1위에 올랐지만, 최근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쿠팡과 국내 대형 IT플랫폼 등의 잇단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대형 IT플랫폼들의 도전에 맞서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배민의 경영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배달앱 업계가 서비스 품질 경쟁에 나서면 장기적으로 소비자,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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