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된 선택지'…내부 임원승진으로 윤석헌 소신 지킬까

  • 송고 2019.12.15 06:00
  • 수정 2019.12.13 19:28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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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인사 앞둔 금감원 원승연 부원장 사수할 지에 대한 관심

원 부원장 포기시 대체카드는 부원장보 내부승진으로 드림팀

'키코 사태'와 DLF 사고를 수습 중인 금융감독원이 연말 임원인사를 앞뒀다. 윤석헌 원 최측 임원인 원승연 부원장 거취 여부에 금융권 시선이 쏠린다. 제한된 인사권의 윤 원장이 오른팔 임원, 원승연 부원장을 끝내 지키면서 소신을 펼칠 지, 원 부원장을 포기하더라도 대체 카드를 뽑아들지에 대한 관심이다. ⓒEBN

'키코 사태'와 DLF 사고를 수습 중인 금융감독원이 연말 임원인사를 앞뒀다. 윤석헌 원 최측 임원인 원승연 부원장 거취 여부에 금융권 시선이 쏠린다. 제한된 인사권의 윤 원장이 오른팔 임원, 원승연 부원장을 끝내 지키면서 소신을 펼칠 지, 원 부원장을 포기하더라도 대체 카드를 뽑아들지에 대한 관심이다. ⓒEBN


'키코 사태'와 DLF 사고를 수습 중인 금융감독원이 연말 임원인사를 앞뒀다. 윤석헌 원 최측 임원인 원승연 부원장 거취 여부에 금융권 시선이 쏠린다.

제한된 인사권의 윤 원장이 오른팔 임원, 원승연 부원장을 끝내 지키면서 소신을 펼칠 지, 원 부원장을 포기하더라도 대체 카드를 뽑아들지에 대한 관심이다. 금융위원회 동의와 청와대 검증을 거치는 임원인사인 만큼 윤 원장은 다시 격랑을 마주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연말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는 금감원은 임원 인사를 목전에 뒀다. 금융사들의 관심사는 원 부원장의 유임 여부다. 원 부원장이 윤 원장의 소비자보호 철학을 공유하는 핵심 임원인데다 올 한해 자본시장 사건사고가 유달리 많았던 만큼 금융사들은 '강성' 원 부원장의 지적과 당부를 줄곧 들어와서다.

나머지 부원장 4명 중 3명은 교체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원 부원장 잔류 여부가 뚜렷하지 않아 금감원 내부와 금융 시장의 관심이 커진 상태다.

명지대 교수 출신인 원 부원장은 윤 원장의 신임을 가장 전폭적으로 받고 있는 임원으로 통한다. 윤 원장과 함께 '인간 중심의 금융'을 강조하며 금융사의 탐욕과 한국의 금융감독체계를 논문과 세미나를 통해 피력해왔다.

원 부원장은 또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대 교수,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양채열 전남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등과 함께 진보 성향 학자 그룹으로 활동해왔다.

원 부원장은 법상 상급기관인 금융위와의 대립각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일에 뛰어들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특별사법경찰 도입 등을 추진해 금감원 철학을 수립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앞서 원 부원장은 1997년 약 3년간 삼성그룹 핵심계열사 삼성생명에서 약 3년간 재직한 바 있다.

그렇다보니 삼성 측에서는 내부의 치부를 꿰뚫고 있는 원 부원장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삼성 측 한 관계자는 "삼성을 떠난 원 부원장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금융연구회를 같이 하며 반기업 기조를 표했다"면서 "뿐만 아니라 지난해 삼바 사태 때 금감원의 분식회계 주장 강행 배경에 원 부원장이 있어 삼성 입장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금융위와 금감원 지난해 두 기관이 갈등한 이슈의 최전선엔 원 부원장 라인의 관련이슈가 있었다.

원 부원장을 적대시하는 쪽이 있다 보니 시장에서는 원 부원장을 둘러싸고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돌기도 했다. 금융사들 사이에서는 명지대 교수 출신인 원 부원장이 내년 3월 학교로 돌아가지 않으면 사학연금을 수령할 자격이 사라진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돌기도 했다.

EBN 취재결과 명지대 교수 휴직은 얼마든지 연장 가능하며, 2010년 명지대 강단에 선 원 부원장은 현재 나이 56세로 정년 65세까지 3년 재직기간을 채우면 연금을 수령할 자격을 갖추게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 부원장 측근은 "원 부원장은 연금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원 부원장이 금융위와 금융사 입장에선 불편한 존재지만 금감원에선 반대다. 한 부국장급 관계자는 "원 부원장 생각은 금융감독기구가 해야 할 일들은 금감원이 단단히 챙겨 본질(소비자보호·인류중심 금융)에 충실하자는 것"이라며 "금감원으로선 잃었던 정체성과 업의 중요성을 점점 회복해가는 과정이며, 보고 라인보다 문제해결에 초점을 둔 실용주의 금융감독 결정권자"라고 말했다.

금감원 선임급 관계자도 "윤 원장과 함께 원 부원장은 금감원이 가야할 길을 명확히 제시하는 가운데, 책임질 일은 진다는 리더십으로 조직력을 입증해왔다"고 말했다.

법상 금융위 감독 지휘를 받게되는 금감원의 원장은 사실상 제한된 임원 선임 권한을 갖고 있다. 원장의 임원 인사권은 부원장보에 한정돼 있고 이마저 청와대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인사 결정 폭이 협소한 실정이다.

그렇다보니 내부적으로는 윤 원장이 만약 원 부원장을 '포기'하게 되더라도, 자신과 철학이 맞는 다른 부원장보를 부원장으로 승격시킬 것이라는 플랜B도 제기된다. 부원장 내부 승진 선례는 없지는 않지만 금감원 20년 역사상 손에 꼽는 수준선에서 전개돼 왔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올 한해 업무 역량을 보였던 부원장보 중심으로 부원장 승진설이 돈다"면서 " 수면 아래서 기획력으로 원장을 서포트한 임원이 있는가하면, 표면 위에 떠오른 사고 수습으로 실력을 입증한 임원 등이 거론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 인사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은 금감원이 소비자 기조를 유지할 지다.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때 금감원이 외풍을 만날 지의 여부다. 아울러 9월 공식 취임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감원 임원 인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변수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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