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수출물가 0.8% 올라… '환율 효과' 빼면 반도체 여전히 하락세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지난해 12월 수출입물가가 4개월 만에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19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수출물가지수는 97.54(2015=100 기준)로 전월보다 0.8% 올랐다. 지난해 8월 1.4% 상승한 뒤 석 달 연속 하락했다가 4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수출물가가 반짝 오름세로 전환한 건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0.7% 상승한 영향이 컸다. 수출입물가지수는 원화 기준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라 달라진다.
환율 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0.1% 오르는 데에 그쳐 상승 폭이 미미했다. 국제유가가 오른 점도 수출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64.91달럴로 전월(61.99달러)보다 4.7%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D램(0.6%), TV용 LCD(0.7%) 등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가격이 전월대비 0.6% 올랐다. 지난해 8월 2.5% 상승 이후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D램 가격은 환율 영향을 제외할 경우 0.2% 내려가 반도체 단가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엔 이른 것으로 평가됐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D램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상승 전환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48.8% 하락한 수준이지만 하락폭이 이전에 비해 더 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 영향 등으로 경유(4.8%), 벙커C유(10.2%), 나프타(6.7%) 등 석탄 및 석유제품은 3.8% 올라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물가는 3.1% 하락해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D램(-48.8%), TV용 LCD(-20.6%) 등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17.7% 떨어져 큰 낙폭을 나타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수출물가는 3.3% 하락했다.
계약통화기준을 적용했을 때에는 8.2%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수출물가가 하락한 것은 반도체 단가 하락이 이어진 가운데 국제유가가 낮아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수입물가도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국제유가에 영향을 받는 원유(5.5%) 등 광산품 가격이 2.5% 오르고, 나프타(6.5%), 벙커C유(7.8%) 등 석탄 및 석유제품이 6.0% 오르면서 수입물가를 견인했다. 동정련품(4.2%) 등 제1차금속제품도 1.3%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계약통화기준으로도 0.9% 올랐다.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3.4% 상승했다.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연간 기준 수입물가는 전년대비 0.8% 상승했으나 계약통화기준으로는 4.1%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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