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금야금' 다시 느는 日 맥주

  • 송고 2020.01.21 15:02
  • 수정 2020.01.21 18:12
  •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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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22만8000달러 수입…전월비 1.8배↑

수입국 순위 15위→11위 '4계단 껑충'

수입 맥주. ⓒEBN

수입 맥주. ⓒEBN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바닥을 찍은 일본산(産) 맥주가 야금 야금 다시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아직까지 일본 맥주 불매 운동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하지만 수입 최저점을 찍은 지난해 9월 이후 본격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는 점에 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본 수입 맥주는 3개월째 상승기조를 잇는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일 관계의 회복을 전망하면서도 올해부터 적용된 종량세를 미리 대비한 수입상들의 움직임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풀이를 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 및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본맥주의 수입액은 22만8000달러로 집계됐다.

11월 수입액인 12만2000달러와 비교하면 약 1.86배가 늘어난 액수다. 일본 맥주 수입금액은 지난해 9월 6000달러로, 통계 작성 이래 일본 맥주 수입량이 가장 적었다.

지난해까지 수입맥주의 '왕좌' 자리를 꿰차 온 실적과 비교하면 미미한 금액이나, 꾸준히 발주 물량이 늘며 수입액에도 변화가 왔다. 수입물량도 약 250톤으로 전월(130톤) 대비 1.9배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맥주 수입액 순위(국가별 기준)는 전월 대비 4계단 올라서며 11위에 랭크됐다.

특히 지난달은 맥주에 붙는 주세(酒稅)가 양에 따라 붙는 종량세로 바뀌기 직전인 시기다. 당초 국산 맥주와 수제 맥주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터라 업계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맥주 수입상들이 한일 관계 회복 시점을 이르게 점치며 다시 발주 물량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정부가 외교 당국 간 협의 등을 통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미묘해진 양국 간 기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한 발 물러난 자세를 취하게 되면서 양국 간 갈등도 올해는 종결되지 않을까 하는 분이기가 있다"면서 "향후 양국 관계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일본 불매운동의 흐름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입맥주의 세금 부담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일본 수입맥주가 고가 제품 카테고리에 묶인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종량세 체제 내 고가 수입 맥주 제품은 오히려 가격 하락 요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종량세 전환으로 830.3원/ℓ 세율이 일괄 적용, 1000원/ℓ 수준이던 고가 맥주는 세부담이 낮아졌다. 반면 700원/ℓ 수준이던 저가 맥주는 세부담이 올라갔다는 해석이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12월 일본 수입 맥주의 증가는 종량세 적용 직전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프리미엄 수입맥주에 속하는 일본 맥주의 경우 종량세에 대한 일부 유리한 점을 미리 감안한 결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종량세 전환으로 고급 수입맥주에 가격 하락 요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집계될 수입 물량이나 금액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부터 종량세가 도입돼 국산 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된 만큼, 수입 맥주 감소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오비맥주 카스와 롯데칠성 주류부문의 클라우드, 피츠 등의 출고가가 하향 조정됐고 제주맥주도 맥주 가격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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