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서 이직한 라임사태 스타PB '설왕설래'

  • 송고 2020.01.22 11:17
  • 수정 2020.01.22 13:35
  •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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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8월 투자자상대 설명회 개최후 9월 이직

라임 투자자 "환매 중단 적극적으로 막더니…"

ⓒ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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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지점에서 근무하면서 라임자산운용 상품 판매설정액을 1조원 가까이 올린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스타PB(프라이빗 뱅커)' A씨가 다른 증권사로 이직하면서, 라임 사태 향방에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 반포WM센터에서 근무하던 A씨는 최근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로 이직했다.

A씨는 대신증권 근무 시절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설정액을 1조원대까지 확대했다. 이는 라임자산운용 전체 설정액에 20%에 달하는 비중으로, A씨는 대신증권이 라임자산 상품 판매 규모 1위에 오르게 한 장본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라임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판매 설정잔액은 5조7000억원이다.

대신증권의 라임자산운용 펀드는 판매설정액은 총 1조1760억원에 달한다. 1조원 가운데 약 2000억원은 개인 투자자에게 약 8000억원은 기관 투자자에게 라임자산운용 등에 의해 판매됐다. 이 중에서 현재 대신증권이 판매한 라임 펀드의 환매중단 금액은 692억원 수준이다.

고객은 반포자이 아파트 단지 거주민이 주대상이었다. '중위험 중수익'과 '은행에서도 판매하는 상품'을 기조로 공격적인 영업이 이뤄졌다는 게 투자자들의 설명이다.

A씨의 이직으로 증권사별 라임자산운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대신증권은 다소 부담을 덜 전망이다. 1조원대 펀드 설정 잔고가 대신증권에서 메리츠증권으로 이동할 개연성이 부각될 수 있어서다. 판매사였던 대신증권은 담당자가 이직한 만큼 목소리를 낼 명분이 생겼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메리츠증권은 A씨 이직과 함께 라임자산운용 펀드 설정액 등이 넘어오면서 상대적으로 운용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A씨의 경우 이직하면서 라임관련 상품 가운데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상품 일부를 들고 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씨 이직으로 판매사로서의 부수적인 책임도 일부 따라올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대신증권이 A씨 근무 당시 라임자산운용 판매사로서의 책임은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신증권이 2017년 라임자산운용 펀드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신증권은 라임자산운용 펀드가 위험해 판매를 금지하라는 방침도 세웠다.

메리츠증권으로의 이직은 지난해 9월말 이뤄졌다. 앞서 A씨는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대한 환매 중단 가능성 등 각종 의구심이 불거지기 전인 8월 투자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라임자산운용 상품에 투자한 한 투자자는 "8월 반포 센터로 사람들을 모아두고 그래프까지 그려가며 환매를 적극적으로 막지만 않았어도 일이 이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걸 본사에서 알고도 방관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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