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과욕 500만 '호갱' 양산…5G 상용화 명암

  • 송고 2020.01.22 14:44
  • 수정 2020.01.22 14:45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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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SA 방식 5G 통신 상용화…작년 출시 5G 스마트폰 적용 안돼

500만명 5G 가입자는 반쪽짜리 5G 서비스

국내 이통3사가 올 상반기 5G 단독모드(SA) 상용화에 나서지만 지난해 출시된 5G 스마트폰으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까지 5G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비자는 약 500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7%에 이른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기존 LTE망 도움 없이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SA 방식의 '순(純) 5G' 통신 서비스를 올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통3사가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서비스는 전송 과정에서 핵심 구간을 LTE망에 의존하는 NSA 방식이다. 유선 구간(기지국~교환국~데이터센터)에서 LTE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고 지연이 발생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반면 SA 방식의 5G 통신은 LTE망과 연동이 필요없기 때문에 속도가 NSA 대비 2배 빠르고 데이터 처리 효율은 약 3배 높다. 5G 통신으로 자율주행이나 스마트팩토리 등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SA 방식이 필수적이다.

이에 이통3사는 지난해 NSA 방식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SA 방식의 5G 통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최근 부산 지역 5G 상용망에서 삼성, 에릭슨 등 장비를 이용해 5G SA 데이터 통신에 성공했다. 별도의 기지국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SA 통신에 성공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종관 SK텔레콤 5GX랩장은 "상용망에서 5G SA 통신에 성공했다는 것은 전체 진정한 5G 네트워크 상용화가 목전에 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SA와 NSA 통합 수용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적용을 통해 SA 서비스 전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NSA 상용화 시점부터 코어장비를 도입해 올해 추가장비 없이 SA와 NSA 통신을 듀얼모드로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코어-액세스 연동시험 등을 통해 SA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며 "국내 최대 에지통신센터와 5G 전략을 기반으로 KT만의 차별화된 초저지연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삼성, 에릭슨, 화웨이 등에서 만든 코어와 기지국 장비, 부가 장비들의 연동테스트를 통해 SA 표준으로 기반으로 5G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SA 기지국 장비에 도입된 망 접속 지연 시간 단축기술을 적용해 5G NSA 규격 기반의 엣지 클라우드 대비 지연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상반기 안에 SA 통신 상용화를 공언한 만큼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도 조만간 출시될 전망이다. 당장 내달 공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등이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용화라는 것이 통상 소비자들이 직접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상반기에 출시될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들은 모두 SA 통신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난해 5G 스마트폰을 구매한 소비자들이다. 갤럭시S10 5G, 갤럭시노트10 5G 등 모델은 NSA 방식이기 때문에 이번에 상용화되는 SA 적용이 불가능하다. 반쪽짜리 5G 통신을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국내 5G 이동통신 가입자는 435만명을 기록했다. 12월 가입자까지 포함하면 500만명에 가까운 사용자들이 5G 서비스를 사용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의 약 7% 수준이다.

보통 2년 약정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가정할때 지난해 5G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절반 이상의 기간동안 불완전한 5G 서비스를 제공받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5G 스마트폰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결국 정부과 이통사들이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위해 불완전한 서비스를 성급히 내놓는 바람에 잘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신업계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NSA와 SA로 방식을 구분하기는 하지만 소비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속도에 차이가 있는 수준은 아닌데다 앞서 3G나 LTE 서비스 당시에도 과도기적 시점이 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LTE 당시에도 일반 LTE와 이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LTE-A(어드밴스드)로 구분됐듯이 5G도 한 단계씩 발전하면서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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