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유제품 소비 급감…정유사 1분기 실적 영향은?

  • 송고 2020.02.15 09:50
  • 수정 2020.02.15 09:50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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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절 유동인구 절반으로 뚝…항공 수요 62% 하락

원유 재고물량 사상 최대…2월 중국향 석유제품 수출↓

코로나19 여파에 중국 석유제품 소비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향 수출이 많은 국내 정유사는 1분기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다.

15일 중국 GL 컨설팅 자료에 따르면 중국 춘절 유동인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년 대비 50% 감소, 그 중에서도 항공 여객이 62.4%나 급감했다.

지난 1월 24일부터 2월 8일 기준 주유소 판매량은 지난해 해당 기간 보다 30~50%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춘절 이후에도 회복세가 더딘 이례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석유제품 소비 부진으로 중국 정제 가동율이 하락했고 재고 압박은 심화하고 있다. 특히 원유 재고 물량은 사상 최대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안타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중국내 휘발유, 산업용 연료 수요가 줄어드는 동시에 육상 운송 제한으로, 중국 정유사에 석유제품 과잉재고가 쌓였다"고 말했다.

하나투자증권 윤재성 연구원은 "재고가 많이 쌓여 중국 정유사인 시노펙(Sinopec)은 정제처리량을 전체의 12% 가량 줄였고, 티팟(Teapot)은 가동률을 60%에서 46%로 줄인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중국은 국내 정유사들의 최대 수출국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정제해 생산한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석유제품의 20~21%가 중국으로 나간다.

정확한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중국에서의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을 보아 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중국향 수출도 대폭 감소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월보다는 2월초에 코로나19 확산 타격을 많이 입었다"며 "중국 수요가 감소한 것을 보아 2월초 국내 정유사의 중국향 수출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도 "중국에서도 가동률을 줄일만큼 중국의 수요가 크게 줄어서 한국 정유사들 수출도 덩달아 감소한 게 사실이다"고 언급했다.

플래츠(Platts)는 "2003년 사스(SARS) 사태 발생 때 한국 항공유 수출은 2002년보다 34% 감소했다"면서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지난해 대비 최대 35% 항공유 수출 감소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들의 1분기 실적 급감이 점쳐지고 있다.

업계는 국내 1위 정유사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매출 14조1470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 83% 하락을 전망했다.

에쓰오일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7조780억원, 영업이익 8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 67% 감소로 예상된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코로나19 사상자 발생 수가 줄었다고 발표된 지 하루 만에 집계 방식 전환으로 번복되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사라졌다"며 "3월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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