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신한금투 라임 진실게임…'사기' vs '몰랐다'

  • 송고 2020.02.19 06:00
  • 수정 2020.02.19 08:50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 url
    복사

금감원 "해외수탁사로부터 펀드부실, 청산 안내메일 받아"

신한금투 "현지 상황 문제로 펀드상태 인지할 수 없었다"

양자 갈등, 제재심 앞둔 전초전 성격?…검찰 수사서 결론

금융감독원과 신한금융투자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금감원은 라임과 신한금투가 펀드 부실을 은폐한 '사기'로 보는 한편 신금투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라임 사태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EBN

금융감독원과 신한금융투자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금감원은 라임과 신한금투가 펀드 부실을 은폐한 '사기'로 보는 한편 신금투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라임 사태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EBN


금융감독원과 신한금융투자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금감원은 라임과 신한금투가 펀드 부실을 은폐한 '사기'로 보는 한편 신한금투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라임 사태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9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민원분쟁조사실 진용이 꾸려지는 대로 라임 펀드 사태에 대한 합동현장조사단을 오는 26일께 완료할 계획이다. 조사단은 금감원·투자자·라임·신한금투 등과 삼자대면을 통해 라임 사태 일련의 사실관계를 살펴볼 예정이다.

앞서 검사결과 발표에서 검사국은 무역금융펀드(플루토TF-1호)의 경우 검사 결과 불법행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후속으로 이로 발생한 분쟁조정 프로세스가 추진되고 있다. 14일 기준 라임 펀드에 대한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총 227건이 금감원에 접수됐다.

금감원은 라임과 신금투가 펀드의 부실을 덮고 펀드 판매에 나섰다는 정황을 발견함으로써 사실상 투자자를 적극적으로 기망한 '사기'로 판단했다. 특히 신금투가 2018년 11월17일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의 해외 사무수탁사로부터 무역금융펀드 부실, 청산절차 개시와 관련한 메일을 받았기 때문에 펀드의 부실을 인지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신금투 얘기는 다르다. 신한금투는 이메일을 받고 지난해 1월 라임과 동행해 IIG를 방문했으나 당시 IIG 운용역의 사망과 IIG 책임자의 회피를 이유로 IIG 펀드의 상태를 인지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하고 있다. 아울러 신한금투는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검찰 수사 및 추가 조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양측의 진실 공방은 이르면 다음달 열릴 라임 사태 대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둔 전초전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금투로서는 방어권을 최대한 사용하고, 금감원으로서는 검사 결과를 공개해 자본시장 위법성에 경종을 울리면서도 불법으로 인한 소비자(투자자) 피해는 양보없이 징계하겠다는 시그널을 내포하는 측면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검 금융사들은 통상적으로 금감원의 강제성 없는 행정적 검사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항변하는 반면, 강제 수사와 형사 처벌이 가능한 검찰 앞에서는 자신의 위법 사항을 순순히 자백하는 패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방어권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피검 금융사의 의사결정은 너무나 당연하다"면서 "'적극적 기망 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증거를 검찰에 제출했기 때문에 사기에 대한 수사는 검찰을 통해 판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금투 관계자는 "회사 공식 입장 외에는 말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양측의 진실 공방은 이르면 3~4월께 열릴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둔 전초전 성격의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 내부적으로는 라임의 모펀드 중 하나인 '플루토 TF 1호(무역금융펀드)' 부실 은폐와 라임운용과의 사기 공모 혐의 등으로 신금투에 대한 제재심을 상반기 중 열고 중징계에 해당하는 '영업정지' 처분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