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2020 기대품목 선박연료유, 코로나19에 판매 타격

  • 송고 2020.02.28 11:04
  • 수정 2020.02.28 11:15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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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기준 2월 글로벌 교역량 35만개 감소

2월 초저유황유 가격 전월比 톤당 70달러 하락

WHO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선언시 추가 하락

저유황유·초저유황유 등 선박연료유 판매량이 IMO2020 시행 한 달 만에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황 함량 0.5% 이하인 선박연료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량이 급등했으나, 코로나19 확산이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8일 Platts 및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 싱가포르 저유황유(LSFO) 판매량은 매달 증가폭을 키웠다. 지난해 10월 50만톤, 11월 150만톤, 12월 250만톤에서 올해 1월에는 300만톤을 웃돌았다.

황 함량이 0.5% 이하인 저유황유(LSFO), 0.1% 이하인 초저유황유(VLSFO), 고유황 선박유에 디젤을 블렌딩한 선박용경유(MGO) 판매량은 국제해사기구가 선박연료유 황 함량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낮추는 IMO2020을 시행하면서 증가했다.

싱가포르 초저유황유(VLSFO) 판매량도 비슷한 추이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판매량을 유추할 수 있는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10월 톤당 530달러에서 올해 1월 750달러 안팎으로 상승했다.

싱가포르 선박용경유 판매량은 10만톤 미만이지만, 지난 4달간 매달 꾸준히 증가했다. 해당 기간 싱가포르 선박용경유 가격은 톤당 600달러대에서 720달러대로 뛰었다.

그간 정유업계는 저유황유·초저유황유·선박용경유에서 금맥을 캘 것으로 기대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은 떨어지고 석유화학제품 판매도 줄어 이중고를 겪었는데 IMO2020이 호재로 다가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저유황유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한 달 째 확산이 지속되면서 항만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선박연료유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0일 "전 세계 선박 물동량이 코로나19로 크게 줄어들면서 선박 운송업체들이 매주 3억5000만달러(약 4145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다수의 컨테이너 배송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해상 데이터 제공사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이후 전 세계 교역량은 컨테이너 기준 35만개 이상 감소했다. 중국 상하이국제해운연구소는 중국 연해 항만서 운항중단된 컨테이너선이 지난 4일~10일 115척에서 11일~17일 61척으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고 발표했다.

베트남은 코로나19 단속 강화를 이유로 중국발 선박에 이어 한국에서 오는 선박에 대해서도 입항 전 2주 격리를 결정했고, 미국 LA항에 들어오는 40척의 선박은 오는 4월까지 운항이 취소됐다. 미-중을 오가는 컨테이너 배송은 20만건이나 중단됐다.

이에 2월 선박연료유 총 판매량은 급감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계는 2월 선박연료유 판매량이 가격 유추 전제로 1월 판매량의 70%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Platts에 따르면 2월 싱가포르 초저유황유 평균 가격은 전월 대비 톤당 70달러 빠진 680달러로, 선박용경유 평균 가격은 전월 대비 30달러 하락한 톤당 690달러로 집계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저유황유, 초저유황유 순항으로 이 다음 대응안인 선박용경유 판매까지 이어져야하는데, 현재 모조리 급감해 재고가 쌓이는 사태까지 발생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그간 코로나19 영향에서 자유로웠던 남미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3월 선박연료유 판매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 사정은 이보다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남미로 가는 컨테이너선은 운항거리가 상대적으로 길어 저유황유가 많이 공급된다"면서 "이번에 브라질에서 확진 점검 대상자가 120명을 돌파한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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