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에 면허취소 우려, 항공사의 잔인한 4월

  • 송고 2020.04.06 15:19
  • 수정 2020.04.06 15:20
  •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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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서울, 작년 완전 자본잠식…아시아나, 자본잠식률 확대 우려

코로나19로 재무구조 악화 우려…자본잠식 2년 이상 지속 시 면허 취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 부실한 재무구조가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데일리안DB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 부실한 재무구조가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데일리안DB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 부실한 재무구조가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본잠식에 빠진 항공사들이 늘면서 항공업 면허 취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작년 자본결손금 29억원을 기록하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에어서울은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를 흑자전환 원년으로 삼았지만 일본 노선 불매운동에 따른 일본 노선 수요 급감이 발목을 잡았다. 에어서울은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이후 12개에 달하던 일본 노선을 4개로 줄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업종이라 통상적으로 설립 이후 5~6년 동안은 흑자를 보기 어렵다"며 "에어서울의 경우 지난해 갑작스런 업황 악화로 흑자전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이스타항공도 작년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비상장사로 작년 실적을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LCC(저비용항공사) 5개사들이 일제히 200억~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비슷한 규모의 적자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어부산도 작년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에어부산의 작년 부채비율은 812%로 90%대였던2018년보다 9배 급증했다. 또한 지난해 729억원의 당기순손실과 라임 펀드 투자 손실 등으로 자본잠식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에어부산은 올해 5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낼 경우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 기준 42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18년 649%에서 작년 1387%로 2배 넘게 급증하며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지난해 자본잠식률은 30%였지만 취약한 재무구조로 올해에는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차입금은 5조6000억원, 상환 만기 1년 이내 단기차입금은 1조8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거의 모든 항공사가 개점휴업에 처하면서 자본잠식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행기를 띄울 수 없어 매출이 나오지는 않는데 비행기 리스료와 재산세 등 고정비는 계속 나가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항공사들의 자본잠식은 면허 취소나 영업정지 등 존폐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항공사업법 개정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항공사에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한 뒤 50% 이상의 자본잠식이 2년 이상 지속되면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취소하거나 6개월간 사업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 당초 3년 이상이었던 규정이 2년 이상으로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부실한 항공사들이 개선할 수 있는 기간이 1년 줄어든 것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유례없는 위기에 처한 현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정부의 대규모 지원 없이 항공업계의 자구책만으로는 생존이 불가한 상황"이라며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와 채권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등 대규모 정책자금 지원 확대는 물론 항공기 재산세 면제 등 각종 세금 감면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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