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석유시장…'아시아·화학용' 위주 성장

  • 송고 2020.04.10 05:02
  • 수정 2020.04.10 10:40
  • url
    복사

IEA "2019년 대비 2025년 하루 570만배럴 증가"

유럽 10만배럴 감소 vs 중국 180만배럴 증가

연비 개선, 전기차 확대, 플라스틱 수요 견조

에쓰오일의 잔사유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다운스트림(ODC) 설비.

에쓰오일의 잔사유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다운스트림(ODC) 설비.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석유 수요가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사태 이후에는 아시아와 석유화학용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유업계가 역대 최악의 상황에 빠졌지만, 사태 해결 이후에는 반등 기회가 비쳐지고 있다.

10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3월 발표한 중기 석유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석유 수요가 2025년까지 2019년 대비 하루 57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성장 규모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증가 규모인 하루 150만배럴 보다는 적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수요 부진을 보이고 있는 현 상황에 비하면 그나마 희망적으로 평가된다.

IEA의 수요 예측은 국제통화기금(IMF)의 1월 세계 경제성장 전망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월 전망을 근거로 했다. IEA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4%, 내년은 3.3%, 2022년부터 2025년까지는 평균 3.6%로 예측했다.

지역별로는 OECD 수요가 2019년 대비 2025년에 하루 10만배럴 증가에 그치고,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비OECD 수요가 56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OECD 가운데 북미와 아시아·오세아니아는 각 10만배럴 증가하지만 유럽은 1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비OECD 가운데 중국은 180만배럴, 인도는 100만배럴, 중동은 30만배럴, 아프리카는 50만배럴, 구소련(FSU)는 3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분야별로는 수송연료 수요는 정체를 보이고, 주로 석유화학용 수요 증가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차량 연비 개선과 전기차 보급 확대로 휘발유 수요는 50만배럴,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유(등유 포함) 수요도 50만배럴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석유화학 원료로 쓰이는 LPG·에탄은 180만배럴 증가하고 나프타도 11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석유화학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 LPG, 에탄이 전체 수요 증분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석유화학 부문이 중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최근 인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소비가 견고한 양상을 보이는 등 석유화학 수요가 탄탄하고, 미국의 LPG 및 에탄 공급도 풍족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IEA는 올해 30만배럴 규모의 석유화학 설비가 신규 가동하고, 2021년부터 2025년까지 220만배럴이 신규 계획돼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 같은 IEA의 전망은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불황이 빠진 국내 정유산업에 희망을 주고 있다. 국내 정유산업은 아시아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그동안 석유화학에 대폭적인 투자로 비중도 높여왔기 때문이다.

연산 기준 SK이노베이션은 에틸렌 86만톤, 프로필렌 112만톤, BTX 300만톤을 비롯해 다양한 유도체 설비를 갖추고 있다.

에쓰오일은 에틸렌 18.7만톤, 프로필렌 24.5만톤, 파라자일렌 183만톤 등의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7조원 규모의 제2 석유화학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프로필렌 48만톤, BTX 145만톤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올레핀(MFC)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자회사와 합작사를 통해 프로필렌 42만톤, 벤젠과 자일렌 총 144만톤 설비를 갖추고 있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수송용 성장이 멈추는 등 수요시장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맞춰 각 사마다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무래도 석유화학 투자를 강화하는 등 신성장동력 마련에 전략 초점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