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종금사 '우리종금' 탐내는 증권사

  • 송고 2020.06.04 14:29
  • 수정 2020.06.04 14:31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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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종금업 만료…우리금융 계열 우리종금 국내 유일 종금사

다수 증권사 우리종금 인수 의지 피력…우리종금 "구체적 계획 없어"

우리금융이 장기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계획하고 있는 현재, 만에 하나 우리종금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탐내는 증권사들이 다수 존재한다. ⓒEBN

우리금융이 장기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계획하고 있는 현재, 만에 하나 우리종금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탐내는 증권사들이 다수 존재한다. ⓒEBN

메리츠증권이 종금(종합금융)사업을 만료하면서 우리금융 계열 우리종금이 국내 유일 종금사로 남게 됐다. 우리금융이 장기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계획하고 있는 현재, 만에 하나 우리종금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탐내는 증권사들이 다수 존재한다.


종금 라이선스를 증권업과 결합해 10년간 활용한 바 있는 메리츠증권을 비롯해 수익다각화를 추구하는 여타 증권사들은 종금업 인수에 여전히 미련을 두고 있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내부등급법 승인'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달 내 1단계 결론을 낼 방침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에 내부등급법 승인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자본비율을 1분기 기준 소급 적용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내부등급법은 우리금융에게 기존 표준방법보다 유리한 잣대다.


위험 자산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건전성 지표인 'BIS기준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이 올라가는 효과를 노릴 수 있어서다. 우리금융 외 지방금융지주들도 내부등급법을 적용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내부등급법은 결과적으로 풍부한 자본 비율을 기반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결과적으로 적극적인 외형 확장을 가능케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지주사로 거듭난 우리금융은 비은행 사업강화란 중장기 플랜을 이행해야 한다.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은 2017년 12월 취임할 당시 "종합금융그룹으로 가려면 우량의 비은행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종합금융지주로서 완전체를 만들어갈 계획을 선포했다. 우리은행은 2013년 우리투자증권을 우리아비바생명 등과 함께 NH농협금융에 패키지로 매각하면서 증권 계열사를 갖고 있지 않다.


이중 시장의 관심사는 우리금융이 보유중인 국내 유일 종금사 '우리종금'을 어떻게 활용할 지다. 앞서 우리금융은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증권사 인수로 우리종금과 합병안을 모두 검토한 바 있다. 우선은 증권사 인수가 거론됐다. 이미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DLF 사태 이전만 해도 우리은행에 인수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리스트들이 자주 거론돼왔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지주가 내부등급법 승인 받고 난 이후의 행보는 증권사 인수로 점쳐진다. 금융당국은 내부등급법 활용을 통한 지나친 사업 외형확대는 자제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에 봉착한 기업과 가계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를 기대중이다. 그렇다보니 우리금융이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외형 확장을 더 늦출 수만도 없어서 적기에 증권사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게 증권가 공통의 시각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증시 활황기 및 기업금융이 중요해진 시기에 금융지주 캐시카우가 증권사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혹은 증권사 전환 이후의 M&A를 통한 비은행 부문 강화는 당연한 행보"며"우리금융이 다른 지주들과 진면목을 겨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에 하나 우리금융이 우리종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 대해서도 증권가는 주목한다. 증권가 관계자는 "우량 은행 우리은행이 있고, 증권사 인수를 했을 때 메리츠만큼 종금업을 활용한 증권사 경영에 나설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면서 "우리은행이 기업금융에 전문성이 있었던 상업은행을 전신으로 하고 있지만 외환위기 이후 가계금융에 주력하며 기업금융 노하우를 발전시키지 못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 등 다른 중견 증권사들이 종금증권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가운데 메리츠증권도 우리종금 인수를 타진 바 있는 등 여전히 증권사들은 종금업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종금에 대한 호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초대형 투자금융을 지향하는 현재 가격만 적절하다면 인수할 계획은 있다"면서 "금융지주라고 해서 종금사를 최대한 잘 활용한다는 보장은 없다. 종금업도 한마디로 기업에 전문성을 가진 투자금융이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금융당국이 종금업 정리를 추진해온 점을 주목했다. 우리금융이 우리종금을 매각해 타증권사로 인수될 경우 10년 사업 후 사업면허를 만료할 수 있어 당국으로선 종금업 정리 일환이란 설명이다.


이에 우리종금 관계자는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성장 로드맵 아래 우리금융이 튼튼한 투자금융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은 명확하지만 인수합병을 통해 종금업과 증권업에 어떤 변화를 줄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는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우리종금은 1974년 6개 선발 종금사로 출발해 외환위기 이후 다수 구조조정 과정을 거친 후 현재 유일한 전업 종금사로 영업 중이다. 주요 업무는 CMA 계좌 등을 통한 수신, 단기 및 중장기 여신, 유가증권 운용, 금융투자상품 판매, 프로젝트 파이낸스, 국제금융이다. 종금사는 예금자보호를 받는 기업금융 상품이라는 점에서 희소성과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 유도하에 종금업은 소멸, 정리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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