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추가 M&A 시사...CMB·딜라이브 인수 속도 붙나

  • 송고 2020.10.29 11:00
  • 수정 2020.10.29 11:01
  • EBN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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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기자간담회서 인수 가능성 언급…3사 모두 CMB에 관심

CMB 가입자 150만…지역 네트워크 충성도 높은 가입자 확보

딜라이브 몸값 낮춰야 매각 성사 의지


ⓒC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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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CMB에 통신 3사가 관심을 보이면서 인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KT는 공식선상에서 인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29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CMB는 지난 8월 법무법인 김앤장을 매각 법률 자문사로 선정하면서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와 '기밀 유지 협약(NDA)' 체결하고 물밑에서 필요한 회사 자료들을 주고받고 있다.


CMB는 공개 매각이 아닌 비공개 개별협상을 통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NDA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피인수 회사 정보를 얻기 위해 체결한다. 현대HCN의 경우 SK텔레콤과 NDA를 맺었지만 협상이 틀어지면서 공개 매각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CMB는 지난 6월 9일 매각을 공식화하고 통신사들과 협의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KT는 지난 28일 열린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블TV 추가 인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강국현 KT커스터머 부문장은 "현대HCN 외 딜라이브, CMB 추가 인수 가능성의 경우 KT와 시너지를 가지고 성장할 수 있다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CMB는 1965년 국내 최초의 유료 방송사로 평가되는 중앙음악방송 설립 이후 55년간 국내 유료방송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 현재 서울 영등포·동대문, 대전광역시·세종·충남, 광주광역시·전남, 대구광역시 동구·수성구 등 광역도시 중심 11개 방송권역에서 150만 방송가입자와 20만의 인터넷 가입자를 보유한 케이블 업계 4위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다. CMB는 대전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높은 가입자 점유율을 기반으로 인근 충남 6개 시군, 전남 9개 시군까지 강력한 지역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대전 가입자 수는 지난 5월 기준 53만명으로 점유율 82.4%, 광주는 44만명으로 70.9%를 차지한다. 타사 평균 점유율 54.4%에 비해 높은 수치다. 이는 CMB가 해당 광역시 권역 내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동시에 높은 고객 충성도를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CMB를 우선 인수해 대전과 광주 등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광역 권역 내 미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M&A 전략이 포인트다. CMB 인수시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CMB는 2014년 국민복지 향상을 위해 허용된 8VSB 방송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으며 2018년 8VSB 방식으로 100% 디지털 전환을 완료했다. 8VSB는 2014년 3월 미래부(현재 과기정통부)가 케이블TV의 디지털(HD) 전환을 위해 지상파방송에 이용되는 전송방식을 SO에 추가 허용한 것으로 8VSB 가입자는 디지털전환율 산정시 디지털 가입자에 포함된다.


2019년 하반기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9년 하반기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과학기술정보통신부

8VSB 중심의 낮은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가 오히려 통신사 상품과의 결합판매를 통한 새 부가가치 창출기회가 풍부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CMB의 경우 요금이 낮은 8VSB 가입자가 93.4%에 달하고 ARPU도 딜라이브, 현대HCN 보다 낮지만 그만큼 잠재적 성장 가능성 및 결합 수요가 높다는 분석이다.


통신사는 실시간 방송은 8VSB를 통해 시청하면서 VOD 등 부가서비스는 셋톱박스나 OTT 박스로 쉽게 결합 가능하다. 단체 아파트를 중심으로 영업력을 획기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CMB가 알짜 매물로 평가 받는 이유이다.


딜라이브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가입자 200만명과 ARPU(약 8000원)가 높은 것이 강점이다. 다만 매각 희망가가 1조원까지 거론되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부채 비율(159.59%)이 높아 잠재적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딜라이브는 자회사 IHQ 분리매각 카드를 꺼냈다. 앞서 지난 2월 손자회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를 인쇄기기 및 화장품 제조업체인 VTGMP에 분리 매각하면서 한 차례 몸집을 줄인바 있다.


딜라이브 매각작업은 2015년부터 추진됐지만 지금까지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매각가가 최대 2조원대까지 거론되기도 했지만 현재 1조원도 비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금액 4911억원을 크게 웃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CMB가 먼저 매각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8VSB 가입자의 경우 셋톱박스 교환 등 추가 디지털 전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며 "CMB는 재무안전성도 건전한 수준이다. 종사자 수 대비 매출액 규모가 작지만 평균 인건비가 낮아 1인당 매출효율성도 가장 우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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