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 잡은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차남 vs 3남매' 분쟁 어디까지

  • 송고 2020.11.27 14:05
  • 수정 2020.11.27 14:06
  • EBN 조재훈 기자 (cjh125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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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유로 실형 면한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신규 선임

지난 25일 조양래 회장 성년 후견 심판 속행…경영권 분쟁 불씨 남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사장이 지주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조현범 사장이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3남매가 '차남 승계'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피력하면서 한국타이어 일가 경영권 승계 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종전의 조현식 대표이사 체제에서 조현식·조현범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조현범 사장은 올 6월 아버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하면서 지분율을 42.90%까지 끌어올렸다.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19.32%)과 장녀 조희경 이사장(0.83%), 차녀 조희원 씨(10.82%) 등 3인의 지분을 합산하면 30.97%에 불과하다. 따라서 조현범 사장이 이번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경영권 승기를 잡기위한 포석을 깔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조현범 사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으나 지난 20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선고로 실형을 면하자 대표이사에 복귀했다.


지난 25일부터는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법원에 청구한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성년후견 재판이 속행됐다. 성년후견 재판은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의 불씨로 꼽힌다.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과 차녀인 조희원씨도 조희경 이사장의 편에 섰다.


성년후견제도란 장애·질병·노령 등으로 인해 도움이 필요한 성인에게 가정법원의 결정 또는 후견계약으로 선임된 후견인이 재산관리 및 일상생활에 관한 폭넓은 보호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다. 조현범 사장에 지분을 모두 넘긴 조양래 회장의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법원에서 판단 받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조희경 이사장은 26일 입장문에서 "아버님은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분이셨고, 가정에서는 가정의 화합을, 회사에서는 준법과 정도경영을 강조하셨던 분"이라며 "이러한 아버님의 신념과 철학이 무너지는 결정과 불합리한 의사소통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비밀리에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승계가 갑자기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현범 사장에 대해서는 "후계자가 된 그의 부도덕한 비리와 잘못된 경영판단은 회사에 금전적 손실은 물론 한국타이어가 쌓아 온 신뢰와 평판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한편 조현식·조현범 각자대표 체제가 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합병비율은 1대 3.39로 소멸법인인 한국아트라스비엑스(5만3599원) 주식 1주당 존속법인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1만5801원) 주식 3.39주가 배정된다.


양사는 내년 1월 각각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4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관계자는 "양사가 합병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그룹사의 전방산업인 자동차 시장 성장 둔화와 내연기관 자동차가 친환경 자동차로 대체되는 등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위기 상황 속에서 양사가 보유한 역량 및 자원을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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