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vs 쓱' 물류센터 대격돌

  • 송고 2021.06.24 14:59
  • 수정 2022.10.21 14:57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 url
    복사

쿠팡 '대규모·多인력·多상품·빠른 배송'

쓱닷컴 '자동화·기술력·주문급증' 유연

ⓒEBN

ⓒEBN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유력해지면서 앞으로 쿠팡과 쓱닷컴 물류센터가 펼칠 진검 승부에 시선이 집중된다. 배송 시스템의 엔진격인 물류센터는 이커머스 업체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한다.


특히 당일·새벽배송 등 속도 경쟁을 비롯해 재고·물류비용·인건비 절감 요인으로도 작용하는 물류센터는 이들 업체 간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빠르게 거점을 확보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는 쿠팡 물류센터가 유리하다. 하지만 물동량 급증에 대한 대처능력은 자동화를 갖춘 쓱닷컴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 대규모·인력으로 빠른 배송


24일 물류투자·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은 2014년부터 물류 네트워크에 관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18년 37만평에서 2019년 74만평으로 지속적으로 물류센터를 증설해온 쿠팡은 현재 국내 30개 도시 150여개의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광주, 김포, 대구, 덕평, 동탄, 옥천, 여주, 인천, 고양 등에 물류센터가 자리 잡았다.


물류센터에 대한 누적 투자규모 1조원을 뛰어넘은 쿠팡은 지난해 매출 13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된다. 연내 1조1000억원을 더 투자해 광역 물류센터 7개를 더 짓겠다는 계획이다.


쿠팡 측은 "연내 부산 충북 경남 전북지역에 신규 물류센터 설립을 완료할 방침"이라면서 "이들 물류센터 전체 면적은 축구장 100개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자체 물류센터에 대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물류 관련 기술 특허 출원을 확대해 가고 있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물류센터 부지를 임대해 배송 권역을 빠른 시일 내 확장해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단기간 증가 물동량에 부합하는 빠른 물류센터 확보로 유연하게 고객 주문을 대처 가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 지난해 쿠팡 하루 배송량은 평균 200만 건에서 약 300만건으로 뛰어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물류센터는 자동화율이 다소 낮고 이동 단계를 제외한 나머지 공정을 사람의 손으로 해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 이 결과 로켓배송(쿠팡이 직매입해 판매하고 익일 배송하는 상품)이 가능한 상품 종류가 600만개에 달한다.


문제는 인력에 의존한 물류 관리가 대부분인 만큼 물동량 증가만큼 비례해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물류업계는 쿠팡의 인력 문제로 인한 비효율성이 자동화된 공정보다는 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수년전부터 스마트 물류 관련 특허를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물류 네트워크 구축 이후 배송 과정을 단계적으로 자동화할 계획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내 물류센터 구축 계획ⓒ쿠팡

연내 물류센터 구축 계획ⓒ쿠팡

◆SSG닷컴: 자동화와 효율성·주문 급증에 유연한 대처


SSG닷컴의 지난해 매출은 약 3조9236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인터넷 쇼핑 전체 규모인 161조원 대비 시장 점유율이 2.4%에 불과하다. 하루 배송 건수는 13만건으로 쿠팡의 300만건과 현저히 차이가 난다.


SSG닷컴의 물류센터는 현재 김포, 대구, 시화, 여주, 용인에 포진해 있고 모두 SSG닷컴이 소유한 자산이다. 이 중 김포와 용인 등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에서 맡는 물량은 8만건, 나머지 5만건은 전국 110여 개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 설치된 PP센터에서 해결된다.


이마트는 올해 이마트 점포를 리뉴얼하고, 배송센터 역할을 맡는 PP센터를 10여 곳 더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쓱닷컴 하루 배송량은 총 14만건까지 1만건 더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향후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 완료하면 쓱닷컴의 배송 전략 변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최대 오픈마켓 사업자인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한 30만명의 입점 업체와 2억개 상품군 등이 매출을 이끌게 되고 약 20년간 쌓인 이베이 쇼핑 소비자 데이터베이스(DB)와 정보기술(IT) 인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에 따른 물류센터 확대도 가능해져서다.


ⓒ각사

ⓒ각사

특히 이커머스 기업 중 가장 자동화된 쓱닷컴의 물류 기술력이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산업 전문가는 쓱닷컴에 대해 "네오와 같은 규격화, 표준화된 스마트 설비는 빠르게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쓱닷컴이 규격화된 물류센터 네트워크 완성 시 효율성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물동량 증가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약 16%였던 국내 1인 가구 수 비중은 2021년 현재 전체 가구의 약 31%로 증가했다. 이에 따른 온라인 쇼핑액 비중은 코로나 발생 이후 큰 폭으로 뛰어올라 현재 온라인 구매액이 67%, 오프라인이 약 33%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향후 오프라인 쇼핑 강자인 신세계(이마트, 쓱닷컴)가 온라인 강자인 이베이코리아(지마켓)를 인수한 뒤 네이버와 연합하게 되면 연간 거래액 50조에 초대형 이커머스 공룡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까지 약속한 쓱닷컴의 상장도 현실화될 것으로 보여 국내 유통시장 전반의 지각변동이 관측된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