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우리투자증권’ 10년만에 증권업 재진출…10에 담긴 의미

  • 송고 2024.05.03 15:50
  • 수정 2024.05.03 15:51
  • EBN 김민환 기자 (kol128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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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법인 이르면 8월 출범

“10년 만에 재진출, 10년 내 국내 톱10 진입”

증권사 추가 인수 및 보험사 인수 가능성 시사

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종합금융-포스증권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이정수 우리금융그룹 전략부문 부사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제공=EBN]

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종합금융-포스증권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이정수 우리금융그룹 전략부문 부사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제공=EBN]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한다.


특히 10년 만의 ‘10’이라는 숫자를 통해 ‘10년’ 내 국내 증권업계 톱‘10’ 증권사로 키워내겠다는 청사진을 담았다.


3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자회사인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을 합병해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했다. 우리금융의 증권업 재진출은 2014년 우리투자증권 매각 후 10년 만이다.


우리종금과 포스증권도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하고, 포스증권을 존속법인으로 하는 합병계약을 체결한다.


양사는 오는 7월 금융위원회의 합병 인가 등 절차를 밟아 이르면 8월 합병증권사를 출범하고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인수 후 합병이 아닌 인수 없이 직접 합병을 통한 증권업 진출하는 것은 인수절차를 생략해 신속하고, 자금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증권업에 진출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번 합병은 포스증권이 존속법인으로 우리종금을 흡수하는 방식인데, 이는 증권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법인이 존속법인이어야 합병 후 증권업 영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합병비율은 우리종금 주식 1주당 포스증권 약 0.34주이며, 합병 후 지분율은 우리금융 97.1%, 한국증권금융 1.5%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자회사에 대해 기본적으로 100% 완전자회사화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합병증권사 소수주주 보유지분 매입 관련해서는 추후 소수주주들이 원한다면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직 합병법인명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금융의 증권 자회사 사명이었던 우리투자증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은 “합병법인 사명에 대해선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우리투자증권 매각 전 쌓아뒀던 높은 인지도와 사명에 투자를 포함시키면서 우리금융의 증권업 비전인 IB 부분을 살릴 수 있기에 내부적으로는 우리투자증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증권업 진출의 지향점을 ‘기업금융(IB) + 리테일(디지털)’로 설정하고 추진전략을 모색해 왔다.


이에 우리종금의 기업금융 기반과 포스증권의 디지털 중심 리테일 기반이 상호결합 시 IB와 디지털에 차별적 경쟁력을 가진 국내 선도증권사로 성장하는 데 유리한 조합으로 판단한 것이다.


특히 포스증권은 여타 증권사와 달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잠재 부실자산이 없고, IB 위주의 우리종금과 인력 및 사업 중복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점에서도 우리금융에 있어서는 최적의 합병 대상이었던 것이다.


IB부문은 우리종금 기반 기업여신, 단기사채, CP 등의 업무를 바탕으로 DCM, ECM, M&A 등 전통 IB 사업영역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전통 IB업무는 우리금융이 기업고객에게 성장단계별 최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 중 가장 핵심적인 사업영역으로서 기존 종금 및 은행의 여신 비즈니스를 최대한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인 것이다.


리테일 및 디지털부문은 포스증권 디지털 플랫폼 및 28만명의 펀드고객을 기반으로 지점이 많은 타 증권사 대비 가벼운 몸집의 이점을 활용, 보다 적극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에 투자하고, 모바일 공간에서 고객을 유치해 주식중개, 자산관리 등 리테일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포스증권의 펀드슈퍼마켓 앱 기반으로 주식 브로커리지를 위한 MTS를 개발해 그룹내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을 탑재한 증권 통합앱을 구축할 예정이다.


통합앱에는 고객의 투자의사 결정을 도울 수 있는 차별화된 컨텐츠를 제공하고, 트렌드를 반영한 보다 쉽고 직관적이며 편리한 증권앱으로 개발해 고객의 앱 사용시간을 증가시킬 계획이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우리금융그룹 슈퍼앱 ‘뉴원(New Won)’과 연계해 증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최종적으로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우리금융 전체 플랫폼의 고객군을 활용할 수 있어 합병증권사 고객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기천 우리종금 대표는 “MTS는 빠르면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선보일 것이다”며 “증권업 흐름이 매스마케팅은 실질적으로 대면이 아닌 디지털 위주로 바뀌는 추세다 보니 지점을 아주 많이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우리종금 지점은 고액자산가 위주의 PB영업과 WM의 중요한 축으로 사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종금업을 영위하는 것에 대해서는 증권사와 종금사 합병 시 일정기간 종금업 겸영기간을 두는 메리츠종금의 과거 사례를 참고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겸영기간이 주어지면 종금업은 겸영기간 동안 지속 영위해 질서 있게 증권사로 전환되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증권사로서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고 대형사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종금업 유지에도 불구하고 기존 종금업 비중은 증권업 비즈니스가 점차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점진적으로 축소될 예정이고, 단계적으로 질서 있게 정리해 고객과 기업들의 금융거래에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기 관리 등 내부계획을 수립해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합병을 통해 양사 통합법인은 자기자본 기준 증권업계 18위권의 중형 증권사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금융은 향후 자체성장과 증권사 추가 M&A 등을 추진해 10년 내에 증권업계 톱10 초대형IB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증권사 추가 인수 가능성과 더불어 궁극적으로 비은행 강화를 위해 보험사 인수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이 부사장은 “전략적으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거나, 적정한 매물이 있다면 언제든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보험업 진출은 당연하다”며 “이미 많이 알려졌듯, 롯데손보 인수 의향을 밝혔고, 실사 기회가 있으면 재무적, 비재무적 가치에 대해 철저히 살펴볼 예정이지만 오버페이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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