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빠진 K-건설…분양 나서자니 미분양 걱정

  • 송고 2024.05.07 15:17
  • 수정 2024.05.07 18:21
  • EBN 김창권 기자 (kimck261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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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분양 성적표 ‘초라’…미분양 수두룩
이달 지방에만 총 1.7만 가구 쏟아지는데
전체 미분양 주택 가운데 81.5%가 지방

아파트 단지. [제공=연합]

아파트 단지. [제공=연합]

5월들어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을 쏟아내면서 벌써부터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부산, 전북, 충남 등 지방에선 다수의 분양 건이 나왔다. 먼저 부산 사상구에서 하나에스엔디가 ‘풍경아파트’를 전용면적 52~80㎡ 76가구 특별공급 청약접수를 받는다.


또 전북에선 더와이가 ‘김제 검산 예다음’ 전용 84~106㎡ 648가구의 청약을 시작하며, 충남에선 한성건설이 ‘배방 필하우스 리버시티’ 전용 84~104㎡ 1083가구를, 포스코이앤씨는 전용 70~84㎡ 1050가구의 청약 접수를 받는다.


이외에도 경기에선 롯데건설이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금강주택은 ‘오산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A8블록)’를 동문건설은 ‘부천 원미 동문 디 이스트’와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를 각각 청약 접수에 나섰다.


문제는 아파트 청약 성적이 수도권과 달리 지방 등에서는 입지 차이로 인해 분양 성적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또 수도권이라고 하더라도 건설사들의 브랜드에 따라 일부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 경남 함양군 ‘하이페리온 골드’는 지난달 29~30일 1·2순위 청약에서 34가구 모집에 단 1건만 접수됐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22~23일 1·2순위 청약을 실시한 전남 장흥군 ‘대덕읍 더포레스트 에코파크’도 45가구 모집에 2건만 접수했다. 부산 동래구 ‘동래 에코팰리스 아시아드’도 1·2순위 청약에서 152명 모집에 41가구만 지원하는 데 그쳤다.


대형건설사들도 지방에서의 청약 성적은 나쁜 상황이었는데, 대우건설이 분양하는 강원도 원주시 ‘원주 푸르지오 더 센트럴’ 1273가구의 1·2순위 청약에서 187가구만 접수하면서 전 평형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달 예정된 지방 분양물량은 총 1만7449가구로 전달(1만4891가구) 대비 소폭 늘어난 수준이지만, 작년 동월(5295가구) 대비로는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처럼 지방 분양 물량이 늘어난 만큼 미분양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964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보다 0.1%(90가구) 늘어난 것으로 미분양 주택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지방 미분양은 5만2987가구로, 전체 미분양 주택의 81.5%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부동산R114가 1월부터 4월까지 전국 청약경쟁률 누적치를 살펴본 결과 지방에서는 청약 평균 경쟁률이 4.92대 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청약 시장이 수도권 쏠림 현상과 더불어 인지도 높은 대형건설사 브랜드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으로 봤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나오는 상황에서 지방의 경우 이를 받쳐줄 수요가 더 부족한 만큼 당분간 분양 성과가 좋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그럼에도 지방 건설사들의 경우 사업지가 한정돼 있는 만큼 분양을 통해 사업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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