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사라진 저축銀…예금금리 하락세에 수신고도 급감

  • 송고 2024.05.11 00:02
  • 수정 2024.05.11 00:02
  • EBN 김민환 기자 (kol1282@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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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금리 3.71%…시중은행 밑돌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작아…긴축이 우선”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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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예금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역전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저축은행은 고객 예금만으로 자금을 조달하다 보니 통상 1금융권보다 정기예금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나 고금리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시중은행과 금리가 비슷하거나 되레 낮아진 회사들도 나타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7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06%로 4%대를 넘어섰으나, 올해 1월 3.96%, 2월 3.81%, 3월 3.72% 4월 3.71%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렇듯 정기예금 금리가 내림세를 지속하자 통상 1금융권보다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5~3.90%로 저축은행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고 금리와 비교하면 저축은행 금리가 0.21%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것은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영업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저축은행에서 발생한 이자 비용만 5조3508억원으로 전년 2조9177억원 대비 무려 83.4%나 급증했다. 또 충당금 적립액은 2조6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까지 확대되면서 저축은행 사태 이후 9년 만에 5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주 고객층인 중·저신용자 차주의 연체율이 높아진 것도 저축은행에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6.55%로 전년 대비 3.14%p 악화됐다. 이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올해는 상황이 더 나빠졌다. 1분기 연체율은 7~8% 수준까지 올랐으며 업계 안팎에선 올해 저축은행 연체율이 10%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 경쟁력이 사라지고, 고금리 이자 비용 줄이기에 나서자 수신고도 급감해 상황은 더 어렵게 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지난 2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103조7266억원으로 2021년 12월 102조4435억원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에 저축은행업계는 시중은행도 예금금리를 조금씩 내리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으며, 부실채권을 정리하면서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영업을 확대하기보다 허리띠를 졸라매 비용을 줄이고 건전성 지표를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 예금금리를 올려 수신을 늘리는 것보다 이자 비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당국이 추가 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고, 경·공매 등을 통해 부실채권 털어내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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