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그룹, '삼성카드' NH농협금융에 매각...5조원대 초대형 빅딜

  • 송고 2015.11.17 08:30
  • 수정 2015.11.17 08:45
  • 박보근 기자 (jingji@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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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카드사 매각 제안, 농협 내부에 인수TF 구성

삼성전자 37.5%, 삼성생명 34.4% 등 71.9% 지분매각

서울 중구 새문안로에 위치한 농협금융지주(왼쪽)와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삼성카드 본사 전경.ⓒ각사

서울 중구 새문안로에 위치한 농협금융지주(왼쪽)와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삼성카드 본사 전경.ⓒ각사

삼성그룹이 삼성카드 매각을 위해 NH농협금융에 제안하고 NH농협금융은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 총 71.9%를 인수하는 것으로 삼성그룹은 총 5조원의 매각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최근 삼성카드 인수를 위한 TF를 구성했다. 삼성그룹에서 삼성카드 보유 지분(71.9%) 전량 매각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삼성전자가 지분율 37.5%를 보유하고, 삼성생명이 34.4%, 일반주주 27.7%, 자기주식 0.4%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보유주식 71.9%를 모두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카드의 자산은 17조7000억원 규모로 자기자본이 6조3000억원이다. 시가총액이 4조원 수준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경영권프리미엄까지 포함해 5조원에 매각하겠다는 것.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총 4개 회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 후 올 11월 삼성정밀화학과 자회사인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부문 등을 롯데그룹에 매각하면서 화학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어 삼성 금융계열사인 삼성카드까지 매각에 나서면서 재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은 인수합병(M&A)를 통해 전자·금융·바이오 등 주력계열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삼성카드 매각에 나서면서 금융계열사도 M&A에 자유롭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전체 카드시장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삼성카드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두게 됐다.

NH농협금융지주는 리테일부문 강화를 위해 삼성그룹으로부터 제안 받은 ‘삼성카드’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최근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업을 은행 내부 사업부문으로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말부터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을 0.7%포인트 인하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연간 6700억원의 이익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예상 이익이 줄어들게 되면서 카드사들은 자구안으로 내부비용 감축은 물론 부가서비스 축소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업계 카드사의 경우 다양한 방식의 비용감축을 검토할 수 있으나 은행 내부에 포함된 카드사의 경우 마케팅에 제약을 받는다. 카드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경우 은행 고객 이탈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농협카드 분사를 고민해왔던 농협금융지주는 삼성카드 인수를 통한 전업 카드사 운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가 삼성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농협은행의 카드부문을 자산부채 인수방식으로 합병해 카드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시장 과잉경쟁이 심화되면서 금융당국도 플레이어가 늘어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농협의 카드사 인수는 업계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증권·보험 부문의 성장세에 이어 리테일부문을 강화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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