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덮은 AI] 인공지능 로봇, '인간 영역'서 활약 펼친다

  • 송고 2016.03.15 17:14
  • 수정 2016.03.15 17:41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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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고객대응부터 법률·언론·의료 전문 분야까지

마이크 로딘 왓슨 그룹 부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인공지능 '왓슨' 기반 로봇 페퍼.ⓒ한국IBM

마이크 로딘 왓슨 그룹 부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인공지능 '왓슨' 기반 로봇 페퍼.ⓒ한국IBM

인공지능(AI)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인간을 넘어서는 실력을 보이면서 지능정보 기술이 촉발할 미래상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는 것. 하지만 알파고 이전부터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고리즘(문제 해결 절차)에 기반한 인공지능 기술이 배송, 의료, 건설,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과거 축적된 빅데이터에 최신 머신 러닝(기계 학습) 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을 결합한 인공지능이 속속 실제 서비스로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선제적으로 인공지능 연구에 투자해온 기업은 IBM이다. 지난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는 세계 체스 챔피언이었던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기며 인공지능의 등장을 알렸다.

그리고 지난 2011년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은 미국 퀴즈쇼 '제퍼디'에 출전해 역대 챔피언 브래드 러터, 켄 제닝스와 퀴즈 대결을 펼쳐 승리를 거뒀다. 3초 안에 질문 분석과 가설 생성, 가설 및 근거 평가를 완료하고 신뢰도와 함께 답변을 도출하는 '딥 Q&A'라는 고급 분석 기술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왓슨은 이미 100여개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의료 분야, 고객 서비스에서의 도입이 활발하다.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는 왓슨을 바탕으로 암 진단과 치료법 권고를 실시, 진단률 정확도 82.6%를 기록했다.

또, 일본 소프트뱅크가 왓슨을 탑재해 만든 로봇 '페퍼'는 일본 네스카페에서 고객을 응대한다. 페퍼는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 톤을 분석해 감정을 추정할 수 있고, 매장 내에서 주문을 받고 상황에 맞는 안내 활동까지 할 수 있다.

미국 아마존은 프로펠러가 8개 달린 '옥토콥터'라는 드론을 통해 주문 후 30분 안에 상품을 배송하는 '프라임 에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옥토콥터가 최대 5파운드(2.27kg)의 물건을 물류센터 반경 16㎞ 지점까지 자동 배달한다.

이 드론은 내부에 부착된 적외선 장치, 카메라 및 각종 센서로 외부를 인식한다. 이를 바탕으로 적합한 운송 경로를 스스로 탐색하고 장애물을 피해 비행, 안전 지역에 착륙해 제품을 내려놓는다. 인공지능에 바탕을 둔 무인 배송 시스템이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건설기계 메이커인 고마쓰가 사람과 똑같이 땅을 파는 일을 할 수 있는 로봇인 '스마트 컨스트럭션'을 고안해냈다. 이 로봇은 공사가 완성됐을 때의 도면 데이터와 인공위성에서 받는 위치정보를 이용해 10년 정도의 숙련인력이 할 수 있는 정밀도 높은 작업을 수행한다.

애플과 MS,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업체들은 음성을 인식하거나 사용자의 지시를 파악하고 필요한 기능을 서비스하는 '개인 비서' 형태의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애플의 '시리'는 사람이 말하는 문장을 알아듣고 요구하는 내용을 알려준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물으면 최저 기온, 낮 최고 기온 등 날씨 정보를 알려주고 저장된 일정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MS는 이용자의 음성을 분석해 명령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코타나'를 개발했다. MS의 클라우드 서버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선호 사항을 학습해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추천한다.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에 축적된 사진을 분석, 얼굴 특징을 97%이상 정확하게 포착하는 '딥페이스'에 이어 지난해 사용자가 문자로 질문을 하면 이에 대한 답을 찾아주는 서비스 'M'을 발표했다.

인공지능은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곳에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왓슨을 이용한 로봇 변호사 '로스'는 음성 명령을 받으면 원하는 판례, 승소 확률 등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로스는 곧 미국 변호사 시험에도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벤처기업 '주디카타'는 기계 학습과 자연 연어 처리 기술을 이용, 법리와 판례 등이 담긴 문서를 구조화된 정보로 변환해 관련 사례를 찾아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언론 분야에서는 LA타임스가 타임지진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퀘이크봇'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진 기사를 작성하고 있으며, 로이터 등 뉴스통신사도 스포츠·금융 관련 속보와 단신 기사를 제작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가장 먼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로 주식거래 등 금융 서비스, 공장 자동화, 건강 관리, 의료 진단 번역, 기사 작성 등을 꼽았다. 인공지능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10년 뒤 2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임창환 한양대학교 생체공학과 교수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수학자들이 풀기 위해 노력하면서 수학이 발전한 것처럼 인공지능 분야도 이전까지 뛰어넘지 못한 벽이었던 바둑이라는 문제를 풀어내고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며 "차량 번호판 인식, 스마트폰을 통한 음악인식, 애플의 시리 등은 모두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힘입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스마트폰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된 것처럼 인공지능 기술들이 탑재된 여러 가지 새로운 디바이스와 서비스들을 접하게 될 것이다"라며 "어느 순간 인공지능인지 아닌지를 인지하기 전에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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