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재현, '공격경영' 가속패달 밟는다

  • 송고 2016.08.23 16:13
  • 수정 2016.08.23 16:48
  •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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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美 바이오벤처기업 자산인수…특별사면 후 첫 M&A 행보

이재현 회장 복귀로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공격경영' 본격화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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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3년간의 경영공백을 깨고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 그가 '공격경영'의 가속패발을 밟고 나섰다. CJ제일제당의 미국 바이오벤처기업 메타볼릭스(Metabolix) 자산 인수가 이 회장의 공격경영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우는동안 일시중지됐던 CJ그룹의 내부조직을 추스르는 한편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과 투자 등 대형 프로젝트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미국의 바이오벤처기업 메타볼릭스의 자산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 회장이 특별사면 후 보인 첫 M&A행보여서 주목된다.

CJ제일제당은 메타볼릭스와 생명공학 관련 연구시설과 설비, 지적재산권 등 자산을 인수하는 내용의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최종 계약은 오는 9월 중순 완료될 예정이다. 인수 예상 금액은 1000만달러(112억원)다.

메타볼릭스는 1992년 설립된 바이오벤처기업으로, 산업용 미생물 개발 및 바이오 플라스틱 전문 업체다. 이번 계약을 통해 기존 바이오 사업의 기술력 제고는 물론 글로벌 연구·개발(R&D) 기반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게 CJ제일제당 측 설명이다.

최근까지도 CJ 경영시계는 M&A시장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시고 대규모 투자에서도 실패하며 뒷걸음질 쳤다. 이 회장의 공백을 여실히 증명한 대목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를 불허하면서 매각이 불발되고 막대한 피해액을 떠안는가 하면 중국 2위 바이오기업 메이화성우 인수도 무산됐다. 코웨이 인수전에서도 참패를 맛봤다.

지난해엔 CJ대한통운이 뛰어들었던 싱가포르 물류기업인 APL로지스틱스 인수전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외에도 티켓몬스터, 대우로지스틱스, 동부익스프레스 등 인수전에서도 제동이 걸리며 주저앉았다.

더불어 2020년 매출 100조원, 해외 비중 70%를 목표로 달성한다는 '그레이트 CJ' 비전에서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2012년 사상 최대인 2조9000억원이던 투자규모는 매년 감소해 지난해는 1조7000억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이 회장의 복귀로 CJ는 현재 인수를 검토중인 한국맥도날드, 동양매직 인수전을 비롯한 M&A 시장에서 저조했던 지난날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건강 악화로 사면이 결정된만큼 당분간 이 회장은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지만, 건강이 차츰 회복되면 CJ의 공격경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빠른 판단과 결단력이 필요한 M&A 등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건 이재현 회장의 부재가 컸다"며 "다시 그가 복귀한 만큼 CJ그룹이 추진하는 굵직한 사업도 활기를 되찾고 3년간의 경제적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영을 펴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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