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저성장시대 대안 '로보어드바이저', 문제점 따져보니…

  • 송고 2016.08.25 06:00
  • 수정 2016.08.25 06:09
  • 이송렬 기자 (yisr020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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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합한 의사결정 유도·해킹 가능성·투자행태 쏠림현상 등 잠재위험

"금융당국, 업계 주도로 기대효과 극대화·위험 최소화 노력해야"

25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우선 투자자들이 금융상품 투자에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문제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로 이뤄진 상품설명이다.ⓒ연합뉴스

25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우선 투자자들이 금융상품 투자에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문제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로 이뤄진 상품설명이다.ⓒ연합뉴스

로보 어드바이저가 투자자의 부적합한 의사결정을 유도하거나 로보 어드바이저 제공사의 이익 우선 등 예기치 못한 다양한 부작용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5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온라인으로 자동화된 투자자문, 자산관리를 제공 받는 과정에서 로보 어드바이저가 제공하는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도 질문할 수 있는 기회 조차 없어 투자 의사에 부합한 상품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결정적 문제를 안고 있다.

투자자들이 금융상품 투자에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문제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로 이뤄진 상품설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의 전달이 이뤄지지 못한 채 불완전 판매의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한 연구원은 투자자에게 투자 손실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높은 수익 실현만을 강조하거나 각 포트폴리오 구성 자산이 가지고 있는 위험 등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미리 짜여진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를 하는 로보 어드바이저는 고객의 이익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 할 수 있다는 부분도 연구원은 문제의식을 갖고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자문 보수를 낮게 제시하는 대신 고의적으로(혹은 임의로) 선취수수료가 높은 상품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거나 더 저렴한 비용이 부과되는 상품 비중을 포트폴리오 내에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미 가입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산 재분배(리밸런싱)에 나설 때 수수료 수입 측면에서 로보 어드바이저에게 유리한 추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원은 특히 보안 관련 위험 노출은 시장 내 대형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로보 어드바이저의 알고리즘 자체에 오류가 있거나 해킹될 경우 투자자가 부적합한 투자자문을 제공, 대량 오류 주문이 시장 내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대규모 법적 책임소재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근본적인 시스템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연구원은 투자의 쏠림 현상 악화, 투자자들의 주관적 선택권 축소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에서 잘 정착된다면 투자자문과 자산관리 서비스가 대중화되고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적합한 자산관리 문화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로보 어드바이저가 보유한 잠재적 위험도 경시할 수는 없다"며 "로보 어드바이저가 고의, 악의가 없더라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금융당국, 업계는 로보 어드바이저의 기대효과를 극대화와 잠재 위험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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