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女임원·노조' 없는 보수적 경영…"내부 불만 가중"

  • 송고 2016.08.24 14:00
  • 수정 2016.08.24 18:11
  •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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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비율 낮고 부장급도 드물어…자의반타의반 無노조 관행

현대상사 유니폼 제도 성차별 논란…대부분 영업이익률 1% 미만

글로벌화를 외치는 국내 종합상사 업계의 보수적 경영방식이 실적부진, 남녀차별, 내부불만으로 곪아가고 있다.

24일 상사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미래에 도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챌린저'(LG상사) △'글로벌 TOP 종합사업회사·그룹의 해외 전진기지'(포스코대우) △'글로벌 비즈니스 오거나이저'(현대종합상사) △'글로벌 TOP 수준의 트레이딩 컴퍼니'(SK네트웍스 상사부문)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회사 설립 63주년과 40주년을 각각 맞은 LG상사와 현대종합상사는 아직까지 여성 임원을 등용한 사례가 없다. 삼성물산(상사부문) 역시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다.

현재 포스코대우는 홍보부문에 여성 상무보 1명, SK네트웍스는 패션사업부문에 여성 임원 1명이 있을 뿐 실제 상사·무역분야 실무에 여성 임원은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상사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워낙 여성인력 비중이 적은데다가 잦은 해외업무 특성상 퇴사율도 높아 부장급 이상 승진하는 사례도 드물었기 때문에 여성 임원을 찾기 어려운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부터 업의 특성상 남성 중심 문화와 인력비중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해외 지사장에 여성인력을 파견하는 등 점차 여성인재 육성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녀 인력비중 만큼 급여수준도 다소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집계된다. 포스코대우는 1020명 임직원 중 남성 779명 여성 241명이며, 1인 평균 급여액은 남성 4800만원 여성 30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대종합상사의 경우 임직원 309명(직원 267명·임원및현지법인 42명) 중 영업부문 남성 1인 평균 급여액이 3300만원인 반면 여성은 2000만원 이며, 지원부문 급여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종합상사업계의 부장·팀장급 여성 인력이 3명 이하로 극소수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남성의 평균 급여액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포스코대우·현대종합상사·LG상사 등은 노동조합도 없다. 근로자의 근로조건 유지 및 사측과의 협상 등을 위한 공식 채널이 없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종합상사의 경우 생산라인이 없기 때문에 노조 설립에 대한 특별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종합상사의 경우 여성 직원들에게 유니폼을 입도록 하고 있다. 내부 직원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성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계절별로 두어벌씩의 유니폼을 지급하기 때문에 그나마 위안"이라는게 최근 퇴사한 직원의 전언이다.

또 다른 종합상사의 경우 회사 내부직원들끼리의 소통 어플(블라인드앱)이 개설은 돼 있지만 거의 글이 올라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라인드앱에 회사 불만이나 개선사항을 요구해도 회사에서 색출당할까 두려워 거의 개점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종합상사업계의 보수적 경영방식이 실적 부진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포스코대우를 제외하고 나머지 종합상사들의 영업이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5년 연결 실적 기준 △포스코대우(옛 대우인터내셔널) 매출 17조5269억원, 영업이익 3688억원(영업이익률 2.1%) △LG상사 매출액 13조2245억원, 817억원 (영업이익률 0.6%) △현대종합상사 매출 4조2619억원, 영업이익 234억원(영업이익률 0.5%) △삼성물산(상사부문) 매출 11조4790억원, 영업이익 810억원(영업이익률 0.7%) 수준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주력 무역사업 외에 자원개발, 해외 발전사업, 신사업 창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혁신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내부 소통이나 전반적인 조직문화 개선 등을 통해 임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행복한 직장 만들기에도 경영 역량을 쏟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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