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원 부회장 빈소 찾는 신동빈, 무슨 말할까?

  • 송고 2016.08.27 05:30
  • 수정 2016.08.27 16:30
  •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 url
    복사

27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서 재계 인사 조문

이 부회장, 생의 마지막까지 신 회장 지지해

故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왼쪽)의 빈소를 찾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故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왼쪽)의 빈소를 찾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검찰의 피의자 소환을 앞두고 자살을 선택한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롯데정책본부장)의 빈소가 27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빈소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으로 죽음을 택한 이 부회장의 빈소에서 만감이 교차할 신 회장의 발언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2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비통함에 고개를 떨군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전 고(故) 이 부회장의 빈소인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을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이 부회장의 죽음) 관련 보고를 받고 거의 말을 잇지 못한 채 애통해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최종 책임자로서 경영권 분쟁과 이어지는 검찰의 수사 가운데 발생한 이 부회장의 죽음에 책임감을 느꼈기에 가능한 반응이다.

이 부회장은 신 회장에게 특별한 사람이었다. 롯데그룹을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일궈냈고, 신 회장의 롯데그룹의 원-리더로 부상할 때 이를 지원하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 회장을 지지하며 힘을 실었다.

이 부회장은 당시 공개적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경영능력이 검증 안 된 사람"이라며 "신 전 부회장으로 야기된 작금의 사태는 그룹의 미래와 발전에 어떠한 도움도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죽음을 앞두고 작성한 유서에서도 이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고 적어 놓으며, 생의 마지막까지 신 회장을 지지했다.

신 회장으로서는 '진실한' 사람을 잃게 된 셈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다음 주 초 검찰의 피의자 소환에 직면했던 신 회장은 검찰 수사 대응을 위한 시간을 좀 더 벌게 됐다. 검찰의 수사 압박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죽음이 롯데그룹 수사의 방향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신 회장 혐의 입증에 지장을 준다고는 생각 안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죽음이 검찰의 롯데수사팀에 예기치 않은 부담을 준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무리한 수사가 이번 사건을 불러왔다는 지적에 대해서 검찰이 적극적인 반박에 나선 것은 이 같은 부담을 반증한다.

재계에서는 검찰이 개인비리 혐의로 이 부회장을 압박해왔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부회장과 관련해 개인비리 혐의를 수사하거나 압박한적은 전혀 없다"며 "사실 이 부 회장은 이번에 처음 소환하는 분으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된 것도 아니다"라고 즉각 반박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 소환 조사에 앞서 신 회장 등 롯데그룹 대주주 일가의 횡령·배임 액수가 모두 3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언론에 알리는 등 롯데를 압박했다. 또 검찰은 이 부회장을 공범으로 보고, 대주주 일가의 혐의 입증에 필요한 진술을 받을 계획이었다.

이 부회장의 장례는 롯데그룹장인 5일장으로 치뤄진다. 최고 예우인 회사장은 롯데그룹 창립 이후 처음이다. 롯데그룹장은 롯데그룹이 비용을 부담하며 장례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장례식 제반 절차에 대해 책임지는 형태다. 장례위원장은 소진세 사장(롯데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이 맡았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