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베트남 여름 달구는 LS전선, 동남아 1위 종합전선사 도약

  • 송고 2016.08.28 12:00
  • 수정 2016.08.28 11:16
  • 박슬기 기자 (SeulGi0616@ebn.co.kr)
  • url
    복사

LS-VINA, 매출 77% 내수… 아세안 수출 확대 중

LSCV, 2만평 유휴부지에 상장 신주로 신규 추가 투자

작업자가 LS-VINA 공장에서 드럼에 감긴 전력케이블 완제품을 검사하고있다.ⓒLS전선

작업자가 LS-VINA 공장에서 드럼에 감긴 전력케이블 완제품을 검사하고있다.ⓒLS전선

[하이퐁·호찌민= 박슬기 기자] 지난 1996년 베트남에 진출한 직후 법인청산을 고려할 만큼 성장통을 겪었던 LS전선이 수년간의 시행착오와 구조조정을 거쳐 종합전선회사로서 동남아시아 1위를 넘보고 있다.

지난 25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고속도로로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항구도시 하이퐁. 이곳은 포스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는 베트남 최대의 공업도시다.

내로라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LS-VINA는 24시간 공장 풀가동 체제에 돌입하며 시장점유율 30%의 내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안전모를 착용하고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기계 굉음이 우렁차게 들렸다. 실내지만 최고 온도 1000℃에 달하는 용광로로 인해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공장 안을 걷기만 해도 흘러내리는 땀을 주체할 수 없었다.

뜨거운 날씨 탓에 LS-VINA 직원들의 피부는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들은 마치 한증막을 연상케 하는 공장 안에서 값진 땀방울을 흘린 채 묵묵히 일하며 베트남의 한여름을 더욱 뜨겁게 보내고 있었다.

생산직 350명, 사무직 80명 등 LS-VINA 임직원 430여명 가운데 한국인은 법인장, 관리담당, 영업담당 등 3명뿐이다.

6만㎡(1만8000평)에 달하는 공장 부지에서 베트남 직원들은 생산뿐만 아니라 제품설계, 영업, 기획, 인사, 구매, 회계 등 거의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LS-VINA에서 주로 생산되는 제품은 초고압선(HV)과 중압선(MV), 저압선(LV) 등 전력케이블이다. 초고압선은 세계적으로 66kV부터 500kV까지 상용화됐으며 지중케이블이라고도 불린다.

LS-VINA는 LS글로벌을 통해 동을 공급받아 전선의 도체 역할을 하는 동봉(Cu-Rod)을 제조한다. 동은 전력 및 통신케이블 원재료에서 약 80%의 비중을 차지한다.

전선은 신선-연선-절연-연합-시스로 이뤄진 연속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LS-VINA가 보유한 40m 높이의 현수식 연속 압출시스템(CCV)은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230kV급 전력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카디비(Cadivi)와 띵팟(Thinh-phat) 등 로컬 경쟁사의 경우 66kV급까지 가능한 CCV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즉 로컬업체는 주로 낮은 수준의 고압선을 생산하는 반면 LS-VINA는 저압에서 초고압까지 생산할 수 있어 경쟁력을 확보했다.

절연체를 만드는 절연공정에서는 전압이 커질수록 전기가 누설되지 않도록 도체를 가교 폴리에틸렌(XLPE) 등으로 피복·압출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LS-VINA는 XLPE를 주로 LG화학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백인재 LS-VINA 법인장은 “고압전선일수록 절연체의 두께가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수평으로 생산하게 되면 중력으로 인해 절연이 전선의 아래쪽으로 두껍게, 위쪽으로 얇게 된다”며 “얇은 쪽으로 전선이 파괴될 수 있어 이를 방지, 균등하게 절연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가 CCV”라고 설명했다.

공장을 빠져나오니 야적장에는 가공된 전력케이블이 대형 나무 드럼에 포장된 채 쌓여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LS-VINA의 제품은 베트남전력청과 두산중공업 등 EPC업체,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LG전자 등 해외 직접투자기업에 납품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LS-VINA의 매출 가운데 77%가 내수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23%가 수출이다. 회사는 싱가포르, 미얀마 등 주변 아세안국가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LSCV 전경.ⓒLS전선

LSCV 전경.ⓒLS전선

다음날인 26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차를 타고 한적한 시골마을 지나 1시간만에 동나이성 년짝공단에 들어섰다. 창밖으로 LG비나코스메틱스(LG VINA COSMETICS)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시야에 들어오더니 이내 ‘LS’ 간판이 크게 보였다.

LSCV 본관의 옥상에서 본 16만6000㎡(약 5만평) 규모 부지의 오른쪽에는 전력케이블(LV), 가운데에는 UTP케이블, 왼쪽에는 광케이블을 생산하는 공장이 자리잡았다.

UTP케이블은 2개의 구리선을 꼬아 만든 여러 개 쌍의 케이블 외부를 플라스틱으로 감싸 전류가 통하지 않게 만든 선이다. 일반 전화선이나 랜(LAN·근거리통신망)에서 주로 사용된다. 광케이블은 전기 신호를 광선 신호로 바꿔 유리섬유를 통해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LSCV는 UTP 및 광케이블 등 통신 제품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통신케이블 시장은 제품 대부분이 규격화 및 표준화돼 있어 전력케이블 시장 보다 진입장벽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UTP케이블과 저압선이 LSCV의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5%, 44%였다.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LSCV는 LS-VINA가 발주하는 LV 제품에 대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하고 있다.

LSCV에는 2만2000평의 유휴부지가 있는데 LS전선아시아의 신주발행재원으로 중압선, 버스덕트(BUS-DUCT) 등 신규 추가 투자가 진행될 계획이다.

LSCV는 지난해 40억원 규모로 광케이블 신규 투자를 완료해 올해 현지 광케이블 매출을 130억원 가량 거둬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LSCV 공장 역시 현재 생산직 240명, 사무직 70명 등 총 310여명의 직원들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LS-VINA OEM 물량인 저압선을 제외하면 LSCV 매출의 95%가 수출이다. 향후 베트남 내 영업소들을 통해 내수 통신시장의 매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 및 아세안 통신케이블 시장의 경우 인터넷 사용자 비율과 인터넷 보급률이 선진국 대비 낮아 통신케이블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우성 LSCV 법인장은 “UTP케이블은 북미와 아시아 시장으로, 광케이블은 동남아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해 6000만 달러였던 지난해 수출액을 올해 8000만 달러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