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G20 끝나자마자 한반도 미세먼지 뒤범벅…대책은?

  • 송고 2016.09.08 14:40
  • 수정 2016.09.08 14:40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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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멈췄던 공장가동 재개, 편서풍 타고 한반도 유입

정치권 "중국에 강력대책 요구해야", 내년 100억 예산책정

한국먼저 석탄발전가동률 감소 등 솔선수범 보여야 지적도

미세먼지로 뒤덮인 서울 한강 주변. ⓒEBN

미세먼지로 뒤덮인 서울 한강 주변. ⓒEBN

한동안 잠잠하던 미세먼지 폭풍이 다시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중국 G20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벌어진 일이다.

전문가들은 G20 동안 멈췄던 중국 공장이 재가동되면서 배출가스가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에 강력한 대책요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저녁부터 이날 오전까지 한반도 전체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오후 비가 잠깐 와서 농도가 다소 완화됐지만, 비가 그치면 다시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발생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6일 오후 대기는 편서풍이 강하게 불었다. 이로 인해 중국의 대기가 한국으로, 한국의 대기가 일본으로 날아갔다. 즉, 한반도에 발생한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날아 온 것이다.

한동안 미세먼지가 없다가 다시 발생한 시점은 중국 G20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렸다. 중국 정부는 각국 정상에게 항저우의 맑은 하늘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8월 26일부터 항저우로부터 반경 300km에 있는 모든 공장들의 문을 임시로 닫게 했다. 이로 인해 실제 항저우에는 맑은 하늘이 펼쳐졌고, 한국에도 미세먼지가 없었다.

하지만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공장 가동이 재개됐고, 여기에서 뿜어져 나온 배출가스는 편서풍을 타고 하루 만에 한국에 들이 닥쳤다.

[자료=에너지경제연구원]

[자료=에너지경제연구원]

그동안 한국에서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두고 많은 논쟁이 있었다. 전문가들조차 중국이냐, 석탄발전이냐, 경유차량이냐 등 원인을 두고 의견충돌을 보였다.

이번 미세먼지 발생은 중국의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그동안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석탄발전은 올해 상반기 가동률이 전년 대비 15%p 감소했다.

미세먼지 발생원인 가운데 중국 영향이 큰 것으로 증명되면서 정치권 등에서 중국에 강력한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번 미세먼지 경보는 G20이 끝나자마자 나타난 현상"이라며 "편서풍을 타고 온 중국발 스모그가 미세먼지 경보의 주요 요인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왜 정부는 중국과 대기오염 배출 감소를 위한 대책협의에 나서지 않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중국이 겨울을 맞게 되면 산업용은 물론 가정 난방용 연료사용 증가로 우리의 대기오염이 더욱 극심해 질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대처해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중국에 석탄발전 감소 등 대기질 개선을 요구하기 전에 한국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석탄발전 비중을 30% 이상 가져가고 있고,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우리가 석탄발전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한 중국에 대책을 요구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으로 당초 2015~2016년 한시사업으로 추진하는 한-중 미세먼지 저감 실증협력사업을 1년 연장키로 하고 내년 사업예산으로 100억원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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