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말 낙하산 대거 투하?"…금융기관장 인사 '촉각'

  • 송고 2016.09.26 16:44
  • 수정 2016.09.26 17:35
  • 유승열 기자 (ys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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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으로 단독 추천되면서 연말까지 줄줄이 임기가 만료되는 기업은행, 우리은행, 신용보증기금, 예탁결제원, 자산관리공사(캠코) 등 5곳의 금융기관장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전 부위원장을 시작으로 정권 말 '자리 챙겨주기' 차원의 낙하산 인사가 내리꽂힐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정찬우 전 부위원장을 새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2일 정 전 부위원장을 이사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정 전 부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으로 지난 4월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거래소 노동조합은 "낙하산 인사를 철회하라"고 반발하면서 이사장 후보자를 다시 공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이 정의당과 함께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0만 투자자가 이용하고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한국거래소의 이사장 후보로 정 전 부위원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부위원장 재직 당시 홍기택 등 금융권 낙하산 인사참극을 일으켰으며, 과거 금융연구원 시절 론스타를 적극 비호하고 저축은행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는 등 자본시장을 운영하는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서 부적격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신용보증기금(신보)과 예탁결제원도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지난 23일 마감한 신보의 차기 이사장 공모에는 황록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과 내부 출신인 한종관·권태흥·권영택 전 신보 전무 등이 지원했다.

이중 황 전 사장이 이사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은행 출신인 그는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우리금융연구소장 등을 거쳐 우리파이낸셜 사장을 지냈다.

신보 임추위는 오는 29일 면접을 거쳐 다음 달 초 최종 후보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예탁결제원은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임 사장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의 임기는 올해 11월까지지만, 그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에 선임돼 후임 인선 절차가 빨리 시작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예탁결제원 신임 사장 자리에도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11월 중순 임기가 끝나는 캠코 사장에는 문창용 전 기재부 세제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과세, 연말정산 소득공제 항목의 세액공제 전환, 기업소득환류세제 등 굵직한 세법 개정을 이끈 인물이다.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론되던 정 전 부위원장이 거래소 이사장에 내정되면서 연말 취임하게 될 차기 기업은행장에는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정권 말 '챙겨주기' 차원에서 친박계 인사가 행장으로 올 수 있다는 설이 힘을 얻고 있다.

역시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경우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흥행하면서 연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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